서울시, 광화문 천막 방치 '직무유기' 성립여부 논란

천막 철거 계획 고지..방임했다고 보기 어려워
천막 설치 자체도 인도적 결정..고의성 단정 못해

입력 : 2015-02-23 오후 5:29:41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경찰이 서울시 공무원들을 '세월호 천막 설치'와 관련해 직무유기 혐의로 수사 중인 가운데 혐의 성립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우익·보수 단체 성향으로 알려진 시민단체 '정의로운 시민행동'은 "광화문 광장 불법점유 문제를 수수방관 하고 있다"며 박원순 서울시장 등 공무원 3명을 직무유기죄로 고발했다.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 천막들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후 석달 뒤인 지난해 7월 16일 마련됐다. 처음에는 '유민 아빠' 김영오 씨 등 유가족들이 천막 1개를 설치하고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요구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후 농성 참여자가 늘어나자 서울시는 의료인력, 소방인력을 지원하기 위해 천막 13개를 추가 설치했다.
 
'정의로운 시민행동'은 서울시가 의료인력 등의 지원을 하기 위해 천막을 설치한 것을 문제삼았다.
 
그러나 이같은 서울시의 행위가 직무유기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형법 122조(직무유기)는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그 직무를 유기한 때'를 처벌대상으로 하고 있다.
 
서울시는 그러나 지난 1월 22일자 천막 철수계획 통지와 함께 안의 비품을 정리해달라고 유가족 측에 알린 바 있다.
 
서울시의 이 같은 행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직무유기죄의 처벌대상인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그 직무를 유기한 때'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법률가들의 진단이다.
 
또한 당초 천막을 설치한 것 자체도 급박한 상황에서 정부의 요청에 따른 인도적 결정이었기 때문에 직무유기의 고의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법률가들의 중론이다.
 
한편 서울시는 이 같은 논란 자체에 대해서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항에 대해 현재로서는 뭐라 말 할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광화문 세월호 천막 농성장ⓒ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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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