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서울시 임대주택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공공원룸 공급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23일 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매입형 공공원룸으로 선정된 주택 공급자와 SH공사의 최종 계약률이 5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523동 1만1398가구의 매입 신청 분 중 207동 4195가구가 선정, 이 가운데 134동 2464가구만이 실제로 공급된 것이다.
◇ 공공원룸 사업 추진 현황 (자료=서울시)
지난 2012년부터 공급된 공공원룸은 시유지를 활용해 짓는 건설형과 기존 원룸, 도시형생활주택 등을 시가 사들여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매입형으로 나뉜다.
시는 인근 주민들의 반대와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건설형보다는 매입형 위주로 임대주택 공급 노선을 재편했지만, 앞으로는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이유로는 시가 매입하는 가격과 건축주가 생각하는 시세가 맞지 않아서다. 공공원룸 매입은 사업주체인 SH공사와 건축주가 선정한 감정평가업자의 감정평가액으로 계약이 이뤄진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다가구·다세대주택의 호당 평균 매입액은 1억6800만원 수준으로, 서울 다세대주택 평균 매매가격인 2억3000만원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업계 관계자는 "실거래가와 감정평가금액의 차이가 커 계약을 파기하거나 아예 처음부터 매도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정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여러 중개업소에 수수료를 더 준다고 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면 제 값을 주고 팔 수 있는데 굳이 손해를 보고 팔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귀띔했다.
원룸 공급 과잉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를 우려, 민간에서의 공급이 줄어든 것도 공공원룸 공급 부진에 한 몫 한다는 분석이다.
지난 2009년 749가구에 이어 ▲2010년 7372가구 ▲2011년 2만7462가구 ▲2012년 3만6380가구가 인허가 된 서울 도시형생활주택은 이후 ▲2013년 2만1175가구 ▲2014년 1만9165가구 등으로 물량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여기에 시는 공공원룸 공급 활성화를 위해 주차대수를 가구당 0.3대(30㎡미만 0.25대) 수준으로 완화하겠다고 했지만, 의정부 도시형생활주택 화재 등 안전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며 사실상 관련 절차를 중단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공공원룸주택 매입 정책이 민간에 널리 알려져 매입 초기보다는 선정 대비 계약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공급량 확대를 위해 수요자 맞춤형 주택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사업시행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설명회와 홍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물론, 감정평가 부분에서도 평가사와 건축주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