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경기침체로 어려워진 중국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파산하는 등 위기에 직면했다고 중국 언론이 보도했다.
지금까지 세계경제의 엔진 역할을 해왔지만 이제는 저가를 앞세운 동남아시아와 선진국의 기술력에 모두 뒤지고 있어 중국의 강점이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24일(현지시간) 중국 봉황망에 따르면 음력 설 명절인 춘제를 기점으로 동관과 원저우 지역의 중소업체들이 잇따라 문을 닫거나 감원에 나서고 있다.
동관지역에서는 지난해 10월에만 중소기업 열 곳이 파산했으며 올 초에는 원저우 지역 시계부품회사 세 곳이 한꺼번에 파산했다.
봉황망은 부품공장이 몰려있는 두 지역에서 춘제를 기점으로 휴대전화 부품공장, 안경, 신발, 라이터 등 중소 제조업체 100여곳이 동시에 문을 닫거나 직원을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파나소닉과 샤프 TDK 등은 공장을 본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추세이며 유니클로와 나이키, 폭스콘은 중국 현지 공장을 철수하고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에 새로운 공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봉황망은 두 지역에 공장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기술력이 낮은 기업이 매년 수십 여개 도산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었지만 대규모 도산이 잇따르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중국 제조업 경기의 어려움은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25일 발표된 HSBC 2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1을 기록해 경기 확장의 기준인 50을 간신히 넘었다.
지난해 12월 49.6과 지난 1월 49.7에서 개선된 것이나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특히, 신규 수출주문지수가 47.1을 기록, 20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하면서 향후 전망을 어둡게 했다.
실제 관세청은 수출이 지난 1월 전년대비 3.2% 줄었으며 수입은 19.7% 감소했다고 밝혔다. ANZ는 보고서에서 "중국 제조업 하강 압력이 크다"며 "PMI 부진과 수입의 큰 감소가 침체 증거"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로 수요가 부진한 데다 인건비 등 비용이 상승하면서 해외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동남아시아로 떠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근본적으로 노동력에만 의존할 뿐 기술이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첸취홍 난징 지역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시대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이상 중국의 제조업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죽음을 의미한다"며 "새로운 산업으로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