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시대 반짝 후 내리막 걷는 '녹색성장·4대강사업株'

입력 : 2015-02-26 오후 3:35:10
[뉴스토마토 김병윤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008년부터 역점 사업으로 내세우면서 한 때 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녹색성장과 4대강사업 관련주가 하염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086520)는 전거래일 대비 100원(1.25%) 오른 80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는 이차전지 전문업체로 온실가스 제거시스템 사업 역시 영위하면서 지난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녹색성장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2008년 2000원대에서 약 3년 동안 무려 7배 이상 급등하며 지난 2011년 1만8000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후 하락하기 시작해 현재는 반토막이 난 상태다.
 
후성(093370) 역시 온실가스 감축 시설을 보유하며 녹색성장주 대열에 합류했고 지난 2009년 C40 세계도시 기후정상회의가 서울에서 개막되면서 그 관심이 집중됐었다.
 
미래에셋증권(037620)은 지난 2010년 "후성은 탄소배출권 사업에 대한 기대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아왔다"며 "국내·외 신규 탄소배출권 프로젝트 등 신규사업 확대로 인한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지난 2008년 1380원까지 떨어졌던 후성 주가는 지난 2011년 9960원까지 치솟으며 그 기대감이 반영되는 듯했지만 마찬가지로 이내 하락하기 시작해 최근 3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풍력발전시스템 설비업체 유니슨(018000)과 물탱크 제조업체 젠트로(083660) 등도 당시 녹색성장의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신재생에너지와 물처리 산업 관련주로 분류돼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유니슨의 경우 지난 2008년 4만6000원대 달하던 주가는 최근 2000원대로 추락했고, 젠트로의 경우 지난 2008년 이후 주가는 약 4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업 중 단연 핵심으로 꼽히는 4대강사업 관련주들 역시 나락의 길을 걷고 있다.
 
먼저 울트라건설(004320)은 지난 2009년 4대강사업 정비사업의 수혜주로 분류되면서 주가가 2만원대까지 치솟았지만 실적 악화에 지난해 법정관리·공사계약 해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최근에는 1000원 미만에서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4대강사업 수혜주로 함께 분류됐던 특수건설(026150) 역시 지난 2009년 2만2000원대로 크게 올랐다가 이후 하향세를 그리며 3000원대로 곤두박질쳤고, 동신건설(025950) 또한 같은 기간 동안 주가는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테마주 투자의 한계를 지적했다.
 
한 증권업 관계자는 "당시 시장에서는 정책 수혜주 찾기 열풍이 일었고, 증권사에서는 수혜 업종과 종목을 전망하는 리포트가 많이 나왔었다"며 "투자자들은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테마주 투자에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음을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다른 증권업 관계자는 "4대강사업은 시작부터 환경 단체의 반대에 부딪히며 잡음이 일더니 후에도 부실공사와 비리입찰 등 부정적인 이슈가 겹치며 관련주들에게도 안 좋은 영향이 미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도 임기가 정해져 있고 그 임기 내 실적을 보여야 하는 부분에서 기업의 CEO와 상당히 닮은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재연임이 불가능한 만큼 정책의 연속성이 이어지기는 힘들기 때문에 정책 관련한 테마주 투자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고, 과거부터의 실적과 재무구조 등을 잘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13년 퇴임을 엿새 앞두고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통령직 퇴임에 즈음한 대국민 고별 담화를 발표하면서 퇴임 후 4대강 시찰 등의 계획을 언급했다. 이 전 대통령의 4대강사업과 녹색성장 정책으로 관련주들은 당시 급등했지만 이내 내리막길을 걸어오고 있다.ⓒ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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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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