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유능한 경제정당'을 표방하며 변신에 나선 새정치민주연합이 현장과 국회를 오가며 본격적인 서민챙기기에 나섰다.
문재인 대표는 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 2년 서민·직장인 세금부담급증 긴급 진단 토론회'에서 "박 대통령은 증세는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했지만 담뱃값 인상과 연말정산으로 증세가 버젓이 되고 있다"며 "대통령이 국민을 속이려 들었다"고 정부의 조세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현실을 직시하고 정직해져야 한다. 서민들 유리지갑을 털어 세수를 메울 게 아니라 부자감세 철회와 법인세 정상화부터 해야 한다"며 "새정치연합은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거듭나 서민경제를 지키고 민생을 챙기는 정책정당이 돼서 국민의 희망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당대표 취임 후 '샐러리맨들과의 타운홀 미팅'을 시작으로 대한상공회의소를 예방하는 등 경제 관련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아예 '경제정당의 길'이라는 주제로 ICT(정보통신) 현장 방문, 전월세 대책 간담회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다.
이러한 기조 변화를 반영하듯 새정치연합 소속 국회 기재위 관계자는 "앞으로 전경련 등 경제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의견을 종합한 뒤 올 7월경 정부가 세법개정안을 내기에 앞서 당의 독자적인 세법개정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해 '유능한 경제정당'이 구호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서민주거 안정 종합대책팀 창설을 검토 중임을 밝혀 '유능한 경제당'으로서의 변모가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강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 2년동안 박근혜 정부가 9번에 걸쳐서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22개월째 전세가율은 오르고 있고 계속 최상한을 갱신하고 있다"며 "정책 방향이 틀린 땜질실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이제 야당의 의견을 경청해야 할 때가 왔다"며 "문 대표가 전월세 대책 마련을 위한 현장방문을 이어가고, 정책위에서는 상임위원과 국정자문회 전문가 등을 포함해 종합대책팀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 조세제도 관련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News1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정부의 조세정책 전반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토론자로 나선 김유찬 홍익대학교 세무대학원 교수는 "법인소득에 대한 낮은 과세와 소득세율과의 격차, 임대소득 비과세, 금융소득의 불완전한 종합과세 등 정부가 정의롭지 못한 조세체계를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박근혜 정부는 정부가 해야 하는 역할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갖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기재부 세제실이 당황한 나머지 (연말정산 추가 세부담에 대해) 소급하고 환급하겠다고 했는데 조세저항이 있을 때마다 법을 바꿀 수는 없는 것으로 세제안정성을 저해할 것이고 대단히 잘못 된 것"이라며 정부의 임시방편적 대응을 비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정부측 안택순 기획재정부 조세기획국장은 "오는 10일까지 직장인 연말정산 자료가 세무서에 제출된다"며 "세부담이 증가 내지 감소하는 것에 많은 주장과 억측이 있었지만 3월 말쯤이면 낱낱이 검증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료 분석 후 보완할 점에 대해 보완 방법을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새정치연합 정책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이 공동 주최했다. 국회 기재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윤호중 의원이 주관한 '내수경제활성화·소득주도성장 기획토론'의 일환으로, 향후 각종 경제문제에 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