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남숙기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김영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당사자인 교육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입법 취지에는 공통적으로 동의하지만 적용 범위에 공무원인 국·공립 학교 뿐 아니라 사립학교 구성원이 포함되는데 따른 논란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나 사회적으로 교육계를 부정의 온상으로 인식되는 계기가 되고 가뜩이나 저하된 교원사기가 더 위축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며 "공적인 교육을 담당하고 있지만, 사립학교 교직원을 공직자 개념으로 포함시킴에 따른 위헌 가능성이 있다"고 4일 밝혔다.
'김영란법'이 과잉 입법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교총은 "이미 관련 규정서 금품·향응수수 징계시 승진이 제한되고, 서울시교육청의 경우는 10만 원 이상의 금품·향응수수를 받으면 배제징계 처분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엄격한 규정이 적용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중처벌 등 과잉입법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8월에 수립한 '청렴도 향상 대책'에 따라 부패, 비리 관련자에 대해 '원 스트라이크 아웃(One-Strike Out)제'를 적용하고 있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사학 이사장과 이사 및 교직원이 적용 대상에 포함된 것은 다행한 일"이라면서도 "현행 사립학교법은 비리를 저지른 사립학교 임원이나 직원이 징역을 살고 나와도 사학법인에서 징계를 하지 않는 한 다시 정상근무 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어 사립학교법 즉각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립학교법에서 비리에 대한 책임 관련 조항의 적용 대상을 교원에서 교직원으로 개정해야 비리를 저지른 이사진의 복귀를 불가능하게 하는 획기적인 내용이 추가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영란법이 교원의 사기를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교육 현장에서도 정서적·현실적인 애환과 섭섭함을 토로하고 있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과거보다 교육 비리가 많이 줄었다고 생각하는데, 세간에서는 아직도 촌지가 만연하다고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전했다.
교총은 "직무 관련성 여하와 금품 수수 정도 등에 따라 법 적용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법 내용을 잘 몰라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되지 않도록 구체적 사례를 학교 현장과 교원에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2월 임시국회 마지막날인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안)이 가결됐다.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