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혁신에 뒤쳐진 이통사..'캣9' 시대 언제?

"카테고리9 구현하려면 주파수 추가확보 필요..기약 없어"

입력 : 2015-03-04 오후 4:03:15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올해부터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제조사 스마트폰에 1GB 용량의 영화를 18초 만에 다운받을 수 있는 450Mbps 속도의 카테고리9(Cat.9) 통신칩이 본격 탑재될 예정이지만 국내 이동통신 환경에서 이를 구현하기에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인텔, 퀄컴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카테고리9, 카테고리10 지원 통신칩 양산에 들어갔거나 현재 준비 중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용 통신칩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이들 기업의 카테고리9 지원 칩 양산은 조만간 스마트폰 시장 주류로 자리매김할 공산이 크다.
 
이미 판매 중인 스마트폰 중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4 S-LTE, LG전자의 G플렉스2에 카테고리9 통신칩이 탑재돼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S6에도 카테고리9 칩이 적용된다. 하지만 실제 사용 속도는 그보다 느린 300Mbps(카테고리6)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카테고리는 통신 속도에 따른 LTE 규격을 말하며 뒤에 붙은 숫자는 레벨을 의미한다. 현재 세계 상용 이동통신망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3밴드 CA LTE의 경우, 주파수 대역폭을 최대한 늘려 20MHz, 10MHz, 10MHz 등 3개의 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대 다운로드 속도(각각 150Mbps, 75Mbps, 75Mbps)를 합쳐서 총 300Mbps의 속도를 발휘한다.
 
이 주파수 대역폭을 모두 20MHz로 확장해 최대 450Mbps를 지원하는 기술이 바로 카테고리9이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비인접 3개 주파수를 모두 사용한다는 점에서 카테고리9은 3밴드 CA와 구조상 비슷하지만 10MHz 대역폭을 추가 할당 받아야만 서비스 가능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즉, 카테고리9 통신모뎀의 최대 속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10MHz 주파수 대역 두 개가 추가로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이통사 입장에서는 대규모 투자뿐만 아니라 미래부 주관 경매에서 경쟁 입찰을 거쳐야 하는 등 넘어야할 난관이 많다. 미래부 관계자는 "주파수 추가 할당을 위해서는 미래부가 잔여 주파수를 경매로 내놓아야 하는데 자원이 한정돼 있다보니 사업자끼리 경쟁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통사의 적극적인 투자 의지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통업계도 아직은 미온적인 분위기다. 카테고리9 구현을 위한 기술력은 갖추고 있지만 추가적인 대규모 투자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SK텔레콤과 KT의 경우 실적 악화에 따른 부담도 크다.
 
이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술 문제가 아니라 투자의 문제다. 주파수를 추가로 할당받아야하는 만큼 시일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며 "투자 금액도 수천억 원에서 조 단위로 넘어갈 수도 있고 정부 당국에서도 주파수 할당에 대해서는 상당히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6, LG전자 G플렉스.(사진=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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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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