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원전세일즈' 실효성은?

중동 4개국서 원전세일즈 4건..실계약 아닌 MOU
외국과 맺은 MOU 122건 공개..실제 계약 성사 여부는 공개 안해

입력 : 2015-03-09 오후 2:39:07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에서 연일 원자력 발전소 세일즈 소식을 전하면서 외교성과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실익은 없고 보여주기식으로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원자력연구원 등에 따르면 박대통령은 1일부터 9일까지 계획된 중동 4개국 순방 일정 중 4건의 원전 세일즈 실적을 올렸다.
 
우선 3일 미래부는 사우디아라비아 원자력재생에너지원과 '한-사우디 스마트 파트너십 및 공동 인력양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스마트원전 2기를 사우디아라비아에 짓는다고 밝혔다.
 
4일에는 윤상직 산업부 장관과 하심 압둘라 알 야마니(Hashim bin Abdullah Al-Yamani) 사우디 원자력재생에너지원 원장이 장관급 원자력 협력회의를 열고 상용원전 인력양성과 해외원전 건설, 원자력공동위원회 구성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윤 장관은 또 5일 칼둔 알 무바라크(Khaldoon Khalifa Al Mubarak)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장관과 해외 원전수주 때 협력하는 내용의 '제3국 공동진출 MOU'를 맺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후(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사우드궁에서 하심 압둘라 알 야마니(Hashim bin Abdullah Al-Yamani) 사우디 원자력재생에너지원 원장을 만나고 있다.(사진=청와대)
 
이처럼 박 대통령이 짧은 중동 순방 기간에 여러건의 원전세일즈 성과를 올리자 일각에서는 '제2의 중동 붐'이 불고 있다고 평가했다. 더구나 정부는 중동 순방을 통해 보건·의료, 금융, 에너지, 건설 분야에서도 큰 경제협력 성과를 거둔 것처럼 홍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정부가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도 전에 홍보에만 열중하고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이번에 얻은 성과는 모두 MOU인데, 이는 정식계약 전 상호 의사를 타진하는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MOU에는 실질적 내용은 물론 당사자 간 권리와 의무를 명시하지도 않으며 법적 구속력도 없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스마트원전 2기를 수출하는 건에 대한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실질적인 스마트원전 2기의 수출 계약까지 이뤄지기는 갈길이 먼데 이미 수출계약된 것 처럼 홍보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스마트원전 개발에 참여한 관계자는 "스마트원전 수출을 위한 정부 간 합의를 시작한 것 뿐"이라며 "수출 본계약과 원전을 짓는 데 걸릴 기간은 장담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일부 정부 관계자도 "스마트원전 계약을 제외한 MOU는 직접적인 원전수출이나 건설이 아닌 단순 협력 MOU"라며 "앞으로의 진행 일정을 지금 당장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고 중동의 지정학적 상황이나 국제 정세에 따라 결정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래창조과학부에서는 스마트원전 파트너십 MOU는 기존 MOU와 다르고 실제 수출계약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스마트 파트너십 MOU는 일반적인 MOU와 달리 시범원자로에 대한 건설전 상세설계(PPE: Pre-Project Engineering)와 건설에 대한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공동연구 수행 등을 통해 파트너십 1단계에 대한 협력을 이미 준비하고 있어 상세설계 계약 및 수출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박근혜정부가 MOU 성과를 홍보하는데만 집중하고 있고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점도 원전세일즈에 대한 실효성에 의구심이 나오는 이유 중 하나다.
 
정부가 박 대통령이 세일즈외교를 홍보하기 위해 개설한 '정상외교 경제활용포털(http://president.globalwindow.org)'에는 박 대통령 취임 후 지난해 11월까지 외국과 맺은 MOU 122건을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MOU 체결을 위한 협상 내용이나 실제 계약 성사 여부, 실제 계약 성사를 위한 추진과정 등은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박근혜식 세일즈외교가 제대로 평가 받으려면 보여주기나 구색 맞추기가 아닌 당장은 경제적 효과가 없더라도 국익에 도움이 될 협상을 해야 한다"며 "그 과정을 국민에 투명하게 공개해 세일즈외교 결과를 국민에게 검증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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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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