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 끝?" 개량신약 매출 기대이하

30억 투자해 개발했는데 실적이 2~3억..상업적 성공 일부

입력 : 2015-03-06 오후 2:58:44
(자료출처=IMS데이터)
[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토종 개량신약들이 기대 이하의 매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연매출이 2~3억원에 불과한 제품들이 수두룩했다. 많은 돈을 투자해 만든 개량신약이 계륵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미약품(128940) '아모잘탄'이 2009년 개량신약 1호 허가를 받은 이래 31개의 개량신약들이 출시됐다.
 
개량신약이란 이미 승인돼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에서 화학적 구조나 제제 등을 변형한 의약품을 말한다. 오리지널약보다 약효 개선, 복용편의성 개선, 적응증 변경, 부작용 감소 등 진보성을 인정받으면 개량신약으로 승인받을 수 있다. 오리지널과 복제약 중간단계의 의약품인 셈이다.
 
개량신약은 신약보다 투자 시간과 비용이 적다는 이점이 있다. 신약은 10~15년 동안 5~10억달러(5500억~1조원)의 돈을 들여야 한다. 이에 비해 개량신약은 3~5년간 0.02~0.03억달러(20~30억원)로 투자 부담이 적다.
 
이런 이유로 개량신약은 자본력과 기술력에 있어서 열세인 국내 제약업계에 신약개발의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첫 주자인 한미약품 아모잘탄이 대성공을 거두자 제약사들은 이를 롤모델로 삼아 개량신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회사를 먹여 살릴 효자품목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대다수의 개량신약들은 상업적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모잘탄 이후로 의미 있는 매출을 기록한 제품은 소수에 불과했다.
 
◇개량신약 최대품목 한미약품 '아모잘탄'(사진제공=한미약품)
IMS데이터에 따르면 개량신약 최대 품목인 한미약품 아모잘탄은 지난해 49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한국MSD에 판권이전한 쌍둥이약 '코자엑스큐'는 99억원을 나타냈다. 한국오츠카제약 '프레탈서방캡슐'은 242억원어치가 팔렸다.
 
또한 한림제약 '리세넥스플러스'와 쌍둥이약인 대웅제약(069620) '리센플러스'가 각각 72억원, 45억원을 기록했다. 안국약품(001540) '레토프라', 유나이티드제약(033270) '실로스탄씨알'는 50억원대를 나타냈다.
 
이들 제품을 제외하고 22개 제품은 50억원 미만이었다. 이중 한독(002390) '리드론플러스', 한미약품 '리도넬디', 한림제약 '나자플렉스나잘스프레이',
진양제약(007370) '올메탄', 안국약품 '올모스에프', 제일약품(002620) '올메세틸, SK케미칼(006120) '올메신에스', 진양제약 '클로잭', 씨티씨바이오(060590) '컨덴시아', 휴온스(084110) '네노마', 동국제약(086450) '줄리안', CJ헬스케어 '보그메트' 등은 10억원 미만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특허만료된 대형 오리지널약을 본떠 만든 단순 복제약들이 마케팅과 영업력을 앞세워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700억원대 '엑스포지' 복제약 시장은 선두제품이 100억원대고, 3개사의 제품이 각각 50~60억원의 매출 규모를 보였다. 850억원대 '크레스토' 복제약 시장은 50억원 이상 제품이 2개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전망은 간과하고 개발하고 보자는 경향이 일부 있다"며 "1개 제품이 성공해 여러개의 프로젝트의 개발비까지 회수해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개량신약 개발비만 더 들어간 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나 팔 수 있을지 시장 전망을 분석해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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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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