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저출산율에 관해선 OECD 국가 중 1~2위를 다툰다. 단순히 생각해도, 이 나라가 ‘아이 낳고 키우며 살기 어렵구나’라는 것을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당연하게도,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이사장 안치용) 소속 대학생 기자단 YeSS가 2.1지속가능연구소와 함께 현대리서치에 의뢰하여 진행한 <대학생 가치 조사>는 20대 대학생들 사이에서 ‘경제수준이 낮을수록 결혼과 출산에 회의적’ 임을 보여주고 있다.
◇자료=바람아시아
기본적으로 경제수준과 관계없이 대학생들은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었으나, 경제수준에 따른 결혼과 자녀 계획에선 뚜렷한 차이가 보였다.
◇자료=바람아시아
‘결혼을 꼭 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한 대학생의 비율은 경제수준 ‘하’의 대학생(47.2%)이 ‘상’인 대학생(31.7%)보다 약 16%나 높게 집계됐으며, 역시 같은 비교 집단에서 자녀를 낳지 않을 거라 답한 비율도 두 배 가량 차이가 났다.
출산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고려돼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교육에 대한 인식이다. 경제수준에 관계없이, 약 85%의 대학생들이 우리네 교육 현실에 있어 사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답하였다. 반면 대한민국의 교육과정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는 경제수준에 따라 그 만족도가 확연히 달라졌다.
◇자료=바람아시아
즉, 우리나라에선 교육을 위해 사교육에 많은 ‘돈’을 지출해야만 하는 현실은 공통적이지만,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 가정 형편이냐 아니냐에 따라 교육과정에 대한 만족도는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앞서 경제수준에 따른 자녀 계획의 차이가 이를 일정 부분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단순히 저소득층에서 결혼과 출산에 더 회의적인 까닭을 ‘배우자와 아이를 부양할 경제적 능력이 없어서’로 결론지을 수 있을까?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경제수준에 따른 가정에 대한 만족도에서 나타났다.
◇자료=바람아시아
경제수준이 낮을수록 가정의 경제적 만족도가 크게 낮다는 결과는 응당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집안의 경제 문제는 단순히 경제적 만족도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다음은 경제수준에 따른 ‘가족 구성원’에 대한 만족도 조사 결과이다.
◇자료=바람아시아
전반적으로 모든 경제수준에서 높은 퍼센티지를 보이고는 있으나, 경제수준의 정도에 따라 가족에 대한 만족도가 마치 계단식으로 ‘계층화’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특히, 어머니에 대한 만족도는 경제수준 ‘하’와 ‘상’의 차이가 무려 약 16%에 달하고 있다. 추측건대,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는 존재가 아버지보다 어머니기에, 맞벌이로 인해 어머니가 가정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저소득층의 학생들에게서 훨씬 낮은 만족도가 나타날 수도 있겠다.
무섭게도, 경제적 빈곤은 단순한 ‘경제적’ 박탈감을 넘어 가족 구성원 개개에 대한 만족도마저 잠식해가고 있었다. 경제수준이 낮은 대학생들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는 결혼에 대한 회의는, 사회적 빈곤의 악순환이 그들에게서 튼튼하고 아늑한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빼앗아가 버렸기 때문은 아닐는지.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 했다. 國이 곧지 않으니 家가 평안할리 만무하다. 사실대로 고백하자면, 이미 身까지 흔들린 지 오래다. OECD 자살률 부동의 1위인지 않은가.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