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스마트워치 전략 들어보니

스마트워치 초기화면 앱 '워치마스터'출시
"스마트워치의 '킬러 앱' 되겠다"

입력 : 2015-03-16 오후 3:48:18
◇장도훈 캠프모바일 W TF장(왼쪽)과 정경환 디자이너(가운데), 김아름 디자이너(오른쪽)가 스마트워치의 초기화면 런처 기능을 하는 '워치마스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네이버)
 
[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스마트워치 시장에 불꽃이 튀고 있다. 삼성전자(005930)가 선점하고 있는 이 시장에 미국 애플과 LG전자(066570)도 최근 뛰어들었다. 시장 조사 기관 '트랜스퍼렌시 마켓 리서치'(TMR)에 따르면 스마트워치 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약 7억달러에서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53.6% 성장할 전망이다.
 
이처럼 성장세가 가시화하면서 스마트워치 디자인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애플이 패션 잡지인 보그를 통해 '애플워치' 광고를 선보이고 패션 브랜드 버버리의 임원을 영입하는 등 디자인에 공을 들인 사실은 유명하다.
 
네이버(NAVER(035420))의 자회사 캠프모바일은 이런 변화에 대응해  스마트워치 초기화면을 다양하게 꾸밀 수 있는 유료 앱인 '워치마스터'(Watch Master) 43종을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에 지난 3일 정식 출시했다. 이달 중 이 앱을 100개 이상 선보여 스마트워치 첫 화면을 잡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캠프모바일의 'W TF'(워치마스터·웨어러블 태스크포스)장인 장도훈 씨와 디자인 핵심 인력인 정경환·김아름 씨를 만났다. 장 TF장은 지난 2009년 스마트폰 유틸리티 앱 '도돌폰'을 만든 뒤 지난 2013년 캠프모바일에 합류했다. 이들에게 워치마스터 사업에 대한 구상을 들어봤다.
 
◇캠프모바일의 한 디자이너가 워치마스터를 디자인하고 있다.(사진=네이버)
 
◇워치마스터, 구상부터 출시까지
 
지난해 6월 무렵이다.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장 TF장은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에 주목했다. 하드웨어만으로는 다양성을 보여주기 어려운 스마트워치에 아날로그 시계와 같은 디자인을 담으면 시장이 주목할 것이란 판단이 섰다.
 
장 TF장은 "작년 구글 개발자 컨퍼런스(구글 IO)에 참석해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를 접했고, 구글 쪽 사람도 만났는데 '왜 아무것도 안 하느냐'는 얘기를 들었다"며 "한국에 기기를 가져와 실험하다가 '시계는 패션'이라고 판단, 그해 12월부터 '워치마스터 프로젝트'를 가동했다"고 설명했다.
 
일단 만들었다. 스마트워치 화면을 안드로이드 마켓에 선보이고 사용자의 반응에 대응하면서 새 제품을 내놓기 위해서다. TF 인력들은 기존 명품 시계를 살펴보면서 사용자가 좋아할 디자인을 고민했고, 시계를 좀 더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사용자환경(UX)을 구성하는 것은 물론 배터리를 효율적으로 쓰는 앱을 만들기 위해 고민했다. 디자이너들이 애프터이펙트와 포토샵, 일러스트 등의 프로그램으로 디자인하면 개발자들이 앱으로 만들었다. 앱 제작에 짧게는 3일, 애니메이션 효과가 있는 작품의 경우 1주일가량 걸렸다.
 
"이걸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중 '우리만의 색깔로 플랫폼을 만들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팀을 꾸린 뒤 디자이너 20여 명과 개발자 5명 가량이 참여해 워치마스터를 만들었습니다."
 
◇워치마스터의 디자인 작품.(사진=네이버)
 
◇"워치마스터, 스마트워치 디자이너와 수익 나누는 플랫폼"
 
워치마스터는 개별 디자인에 아날로그 명품 시계처럼 시계 디자이너의 이름을 병기하고 앱 당 1400원 수준인 판매 수익을 일정 비율로 나누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재는 내부 디자이너를 활용하고 있으나, 국내외 디자이너를 추가 모집해 스마트워치 디자인 생태계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인센티브도 검토하고 있다.
 
그만큼 시계는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기존 시계의 경우 디자인에 변화를 주려면 줄을 바꾸는 게 사실상 전부였다. 반면 스마트워치에 워치마스터를 적용하면 저녁 시간이 됐을때 노을이 지는 효과를 구현하는 등 사용자가 원하는 감성을 구현해 타인에게도 보여주고 싶은 패션 아이템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디자이너 수는 많을수록 좋습니다. 시계는 개인화 디바이스이기 때문에 다양한 개성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이번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지고 문의하는 국내외 디자이너가 많아 고무적입니다."
 
디자이너들도 새로운 기기에 적용되는 디자인에 자신만의 브랜드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라이언게이트'(LIONGATE)라는 브랜드로 워치마스터를 디자인하고 있는 정경환 디자이너는 "일반 시계에도 관심이 있었지만, 스마트워치는 모바일 앱 디자이너에게 생소한 것인데다 제 개인 브랜드로 제품화할 수 있고 개별 앱으로 출시된다는 점에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뎁(DEBB)이란 브랜드로 활동하는 김아름 디자이너 또한 "스마트워치라는 새로운 디바이스에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다"며 "스마트폰 디자인인 '라인데코'가 속옷과 같다면, 그 속옷을 남에게 자랑하는 경우는 드물다. 반면, 시계는 보여주고 싶은 패션에 가깝고 새로운 IT 기술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제가 만든 디자인이 좋다는 얘기를 이 디바이스를 통해서도 들었으면 좋겠어요."
 
(사진=네이버)
 
◇"스마트워치의 '킬러 앱'될 것"
 
워치마스터의 목표는 스마트워치의 '킬러 앱'이 되는 것이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국내 스마트폰 붐을 일으키고 모바일 게임 애니팡이 다음카카오(035720)에 큰 수익을 안겼듯 시장 성장에 기여하는 앱이 되겠다는 포부다. 킬러 앱이 되면 앱 판매 외에도 월 정액제·모바일 광고 등 다양한 수익 모델도 구상할 수 있다. 경쟁사도 현재 딱히 없다.
 
글로벌 시장을 지향하지만, 핵심 시장은 북미 지역으로 보고 있다. 북미 시장 사용자가 유료 앱에 대한 호응도가 높다는 계산이다. 워치마스터라는 명칭도 북미 지역에서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지은 것이다. 장 TF장은 "마치 장인(마스터)들이 만든듯 고품질을 제공해 시계(워치) 자체를 더 멋있어 보이는 장치로 만들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이 붐을 일으키기 전까지 모양새를 갖추는 게 현재 목표입니다. 창작 욕구를 자극하는 플랫폼을 만들면 많은 디자이너가 모일 겁니다. 그렇게 되면 워치마스터가 스마트워치의 킬러 앱이 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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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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