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재난망 시범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이동통신 3사가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사업 규모가 약 2조원에 달하는 데다 글로벌 레퍼런스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치열한 입찰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지난 17일 국민안전처는 이성호 차관 주재로 국가재난망구축추진협의회를 열고, 시범사업자 선정에 ‘혼합발주’ 방식을 택하는 등 주요 사업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혼합발주에 따라 1공구(서울, 평창)와 2공구(강릉, 정선)를 맡을 2개 사업자를 선정하는데, 이 중에서도 본사업 수주에서 유리할 것으로 보이는 1공구 사업 선점에 경쟁이 집중될 것으로 예측됐다.
KT(030200)는 재난망 사업과 관련해 네트워크 운용 및 관제역량을 강조하며 ‘위성 광대역 LTE’로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 17일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기가인프라 구축을 선포한 KT는 광케이블, 기가 마이크로웨이브, 위성 광대역 LTE가 3중으로 백업하는 ‘트리플 기가 네트워크’를 완성했다. 특히 국내 유일의 위성사업자로서 KT는 무궁화 5호 위성으로 한반도, 일본, 필리핀, 대만, 중국 동부에 걸친 커버리지를 갖추고 있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은 “재난망은 LTE 기지국보다 기지국을 코어시스템과 연결해주는 네트워크가 더 중요한데, 비상시 기존 망에 장애가 생겨도 KT는 위성망을 통해 중단없는 LTE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2017년 1월 발사예정인 무궁화 7호를 통해 LTE 커버리지가 아시아 전역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KT는 18일 중소·벤처기업과 재난안전분야를 공동연구하기 위해 ‘재난안전 협력 테스트 랩’을 오픈하고, 재난안전분야 기술과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광역시 웅진군 백령면사무소 마련된 대피소에서 오성목 KT 부사장(가운데),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사진 왼쪽), 조강래 해병대 6여단장 (사진 오른쪽) 다른 대피소와 화상통화를 하는 모습(사진=KT)
SK텔레콤(017670)은 공공망 구축 경험을 앞세워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공군 기지 지휘통제 무선 LTE망’ 구축, 철도연구원과 LTE-R 기술 개발 등을 진행했으며, 이통사 중 유일하게 미래부 재난망 연구과제도 수행했기 때문이다.
박진효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원장은 “재난망 구축의 생명은 망 설계의 효율성에 달려있다”며 “재난망 주파수로 사용될 700MHz 대역의 특성을 반영해 최적의 재난망 설계모델을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032640)는 개인형 LTE 생방송을 B2B산업으로 확대한 관제시스템 ‘LTE VNC(Video Network Control)’를 전면에 세웠다. LTE VNC는 스마트폰으로 중계하는 현장상황을 IPTV 셋톱박스를 통해 스마트폰, IPTV, PC 등 단말 형태와 관계없이 실시간 제공한다.
이는 기존에 LG유플러스가 갖고 있던 비디오 LTE 강점을 이어간 것으로, 이번 재난망 사업에서 중요시되는 영상 등 멀티미디어 기능 구현 역량에도 부합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국가 재난망 사업에 LTE VNC 솔루션을 제안할 것”이라며 “특히 LG유플러스는 경쟁사 대비 가입자가 적어 LTE 커버리지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정부 자체망으로 재난망 구현이 힘들 경우 자사망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재난망 시범사업자 선정은 5월쯤 이루어질 전망이며, 1공구에는 약 400억원, 2공구에는 60억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관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