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SK텔레콤(017670)의 특별퇴직제도 확대 실시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이통시장의 성장 정체에 따른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지난해
KT(030200)의 대규모 명예퇴직에 이어 또다시 구조조정 바람이 불지 주목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오는 20일~25일 특별퇴직제도를 실시하기로 하고, 특별퇴직제 신청 자격요건을 기존의 '45세 이상, 근속기간 10년 이상'에서 나이와 상관없이 '근속기간 15년 이상'으로 확대했다. 특히 퇴직자에 대한 보상금을 기본급 60개월치에서 80개월치로 대폭 상향해 회사의 인력감축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회사측은 "특별퇴직제는 2006년부터 노사합의에 따라 매년 운영해온 것으로, 구성원의 자발적 희망을 전제로해 명예퇴직과 성격이 다르다"며 "매년 10~20명 정도가 신청해왔고 조건을 상향했다고 해서 수백명이 회사를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이번 자격요건 완화로 특별퇴직을 신청할 수 있는 직원은 전체 4200여명 중 절반 가량으로 늘어난다. 업계에선 성장 정체를 타개하기 위한 조직 슬림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에도 현금유동성 악화 등의 이유로 구조조정 이슈가 불거진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파격적인 보상금액을 제시한 것은 회사측의 강한 구조조정 의지로 보인다"며 "지난 인사 때 자회사로 직원들을 많이 내려보낸 것으로 아는데 그 연장선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스템 효율화에 따라 영업·유통망 관리나 네트워크 관리 인력에 대한 감축 필요성도 제기됐을 것"이라며 "거시적 관점에서의 인력조정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SK텔레콤의 헬스케어, IoT, 솔루션 등 신규사업부문은 외부에서 충원한 경력직 직원이 많아 10년 미만 근속자가 대부분이다. 이에 이번 특별퇴직 대상이 될 수 있는 15년 이상 근속자는 기존의 마케팅, 네트워크, 스태프 부서 직원이 대부분이다.
SK텔레콤의 자회사들은 인사제도를 별도 운영해 이번 특별퇴직에 해당되지 않지만 SK플래닛에는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분사 당시 SK텔레콤 조직원들이 많이 이동하면서 인사제도를 동일 적용한다는 방침 아래 역시 특별퇴직제를 운영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는 아직 공지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가에선 SK텔레콤의 구조조정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확대해석은 경계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 이통시장에서 비용 절감이 쉽지 않은 건 사실이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내린 수익성 제고방안으로 보인다"며 "다만 KT와
LG유플러스(032640)도 추가 구조조정을 실시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SK텔레콤은 공시를 통해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추진과 관련해서는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시너지 제고 차원에서 다양한 각도로 검토할 수 있지만 현재 내부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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