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프로야구 제2구장 경기 일정. (정리=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올해 국내 프로야구의 720회 경기 중에는 홈구장이 아닌 곳에서 열리는 경기도 있다. 연고지역 내의 다른 도시에 있는 구장에서 하는 경기로, 흔히 '제2홈구장' 경기라 불린다.
제2홈구장 경기는 원정팀은 물론 홈팀에게도 여러 측면에서 불편을 초래한다. 많은 소지품과 장비를 이동해야 하는 데다 기존 홈구장과 비교시 시설도 열악하다. 또 익숙하지 않은 경기장이라는 점이 선수 컨디션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하지만 각 구단 입장에서 보면 제2홈구장 경기를 포기하기 힘들다. 홈 구장 이외 지역의 팬에게 편의를 제공하며 팬층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NC 창단으로 팬들이 줄은 롯데가 울산 경기를 신경쓰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같은 제2홈구장 경기는 올해 25회 개최된다. 포항구장(삼성 홈) 10회, 울산 문수구장(롯데 홈) 10회, 청주구장(한화 홈) 5회 등이다. 주로 여름 경기가 많다.
통합 5연패(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노리는 강팀인 삼성은 연고인 대구와 가까운 포항에서 10경기를 진행한다. 6월2~4일 롯데와의 맞대결을 시작으로 넥센, SK, 한화와의 대결 일정이 잡혀 있다.
지난해 개장한 울산 문수야구장을 팀의 제2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롯데는 올해 지난해보다 많은 10번의 홈경기를 계획했다. 5월29~31일 한화와의 주말 3연전을 시작으로, NC, 두산, KT와의 주중 경기가 올해 롯데의 울산 경기일정이다.
전신인 빙그레 당시부터 청주에서 홈경기를 진행했던 한화는 올해도 지난 시즌처럼 5경기를 청주에서 한다. 18일 발표된 한화의 청주 경기 일정에 따르면 오는 7월14~16일 롯데전, 9월1~2일 KIA전을 대전이 아닌 청주에서 한다. 한동안 거론되던 춘천(의암야구장)에서의 '제3홈구장' 경기는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
◇많은 팬들이 몰린 포항야구장. (사진=이준혁 기자)
최근 제2구장에서 좋은 성적과 흥행 실적을 올린 구단은 어디일까. 지난 두 해의 경기 결과를 살피면 단연 삼성이다.
2012년 8월14~16일 한화와의 3연전을 통해 포항 구장을 쓰기 시작한 삼성은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포항을 구단의 제2홈구장으로 썼다. 올스타전을 제외한 삼성의 포항 19경기(2013년 10회, 2014년 9회) 성적은 15승4패. 승률 '7할8푼9리'로 평소 팀의 승률보다도 좋다. 혹자는 이를 류중일 감독 고향이 포항이라는 사실과 엮어 재치 있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롯데는 지난해 개장한 울산 문수구장서 모두 7번의 경기를 했고, 3승4패의 기록을 작성했다. 다만 성적과 달리 흥행 성과는 좋다. 7회 중 6회 매진 기록을 냈다. 주말 경기가 많기도 했지만 팀이 울산에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반면 한화는 팀의 '암흑기'로 불리던 시점인 2년 간의 성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2013년에는 3번을 다 졌고, 지난해에는 2승3패로 마무리했다. 3패는 10점 이상 점수차의 대패였고 2승은 가까스레 이겼다는 점이 특징이다.
선수단에게는 다소 고생이겠지만 제2홈구장 경기는 프로야구 팬들을 늘리는 좋은 기회다. 또 기존 팬들에게도 색다른 관람경험을 선사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연고지 이외 지역의많은 팬들은 물론 일부 전문가들도 제2홈구장 경기를 늘릴 수 있는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올해 제2홈구장 경기의 성적·흥행 결과는 어떨지 관심이 집중된다.
◇2013~2014년 제2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 일정 및 결과. (정리=이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