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산규제, IPTV 구도변화 촉매제 되나

SKB 가입자 증가세 호조..KT는 둔화조짐

입력 : 2015-03-19 오후 1:48:45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유료방송시장에서 IPTV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SK브로드밴드의 성장세가 무섭다. 합산규제로 업계 1위인 KT의 영업이 제한받는 사이 SK브로드밴드가 경쟁 구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최근 공개된 SK브로드밴드(033630)의 2월 가입자 모집 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IPTV 가입자 수는 전달보다 6만명 가량 증가한 297만명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순증치를 기록한 직전월의 8만명보다는 주춤했지만 2월이 연중 최대 비수기인 점을 감안한다면 나쁜 성적은 아니다. 작년 월 평균 가입자 수(6만1000명)와도 비슷한 수치다.
 
같은 기간 KT(030200)의 가입자 수는 5만8000명 늘었다. 총 가입자 수는 599만명으로 SK브로드밴드를 두 배 이상 상회하지만 전년도 월 평균치인 7만4000명에는 못 미쳤다.
 
LG유플러스(032640)는 2월 한달간 2만3000명의 가입자를 더하며 200만 가입자를 돌파했다.
 
◇IPTV 3사의 가입자 순증 추이와 전체 가입자 변동 추이.(자료=각사)
 
이에 따라 IPTV 시장에서 SK브로드밴드의 점유율은 27%로 1년전(24.7%)보다 2.3%포인트 상승했다. KT는 54.7%로 1년새 2.3%포인트가 줄었고 LG유플러스는 18.3%로 큰 차이가 없었다. 수치만 놓고 보자면 KT의 가입자가 SK브로드밴드로 고스란히 옮겨간 셈이다.
 
이달 초 국회를 통과한 합산규제 법안으로 향후 3년간 KT가 공격적인 가입자 유치를 하기 어려운 만큼 SK브로드밴드의 성장이 보다 탄력을 받을 것이란 의견이 힘을 받는 배경이다.
 
합산규제는 유료방송의 가입자 수 상한을 케이블, 위성방송, IPTV를 통합해 규제하자는 것으로, 특수관계자를 포함해 한 사업자가 전체 시장의 3분의 1(33%) 이상을 점유해서는 안된다. 2월말 현재 KT와 KT스카이라이프의 가입자 수는 791만명으로 전체 유료방송 시장의 29%를 차지하고 있다.
 
합산규제 통과 당시 유료방송과 증권 업계에서는 "힘은 케이블TV가 쓰고 이득은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등 IPTV가 챙긴다"는 평가를 내놨다. 케이블TV의 가입자가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IPTV는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을 빗댄 말이었다.
 
작년 10월 단말기유통법 시행 이후 무선시장에서의 지배력이 유선시장으로 전이되고 있는 점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SK브로드밴드가 LG유플러스보다 더 큰 이득을 볼 것이란 전망은 모회사인 SK텔레콤이 무선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여기에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대비 IPTV 가입자 비율이 3사 중 가장 낮은 점도 향후 성장을 기대케 하는 요인이다. 2월 기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대비 IPTV 가입자 비중은 SK브로드밴드가 61%, KT가 73%, LG유플러스가 66%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통신·미디어 담당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의 미디어사업 확장의지와 규제이슈 변화, 사용자의 IPTV 선호도 증가세 등을 감안하면 SK브로드밴드의 가입자 증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김진양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