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8일 시민 7000여 명이 참석한 개장 행사를 치른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News1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오는 28일부터 프로야구 경기가 재개돼, 전국 5곳의 야구장이 팬들의 열기로 가득찰 예정이다.
그런데 프로야구 재개가 달갑지 않은 사람도 있다. 심지어 일부는 지역 연고 팀이 지기를 바란다. 바로 야구장 인근 지역주민들이다.
프로야구가 싫은 이유는 각양각색이지만 이들 사이에도 공통적인 이유는 있다. 바로 "일상 생활에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지난달 초 광주서 만난 임동 주민들은 올해 광주 연고팀 KIA타이거즈의 성적이 나쁘기를 희망했다. "KIA의 성적이 나쁘면 야구장 방문 관객이 줄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임동 주민들은 과거 KIA가 쓰던 무등구장 대비 곱절 규모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2만2000석·최대 2만7000명 수용) 신설로 주차난이 커졌다고 말했다. 관중수는 급증했는데 주차장은 1106면이라 야구장 주변 도로와 주택가 무단 주차가 늘었다.
평일 저녁의 경우 퇴근했는데 자택 인근에 주차 공간이 없는 황당한 때도 있다. 소음과 도로 정체는 전부터 있었으니 참고 지내는 데 익숙하지만, 지난해의 심한 주차난은 일찍이 '경험 못한 바'다.
광주시는 2012년 4곳(임동 3·운암동 1)에 총 800면의 주차장 건립을 추진했으나 현재 유보상태다. 지난 3일 임동 주민센터에서 공청회를 열기도 했지만, 묘안은 없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수명을 다한 무등구장을 부수고 주차타워를 짓겠단 말도 나왔다. 전부터 말만 많았다"며 "오죽 했으면 KIA 성적이 좋지 않기를 바랄까. 프로야구가 주민들의 삶을 괴롭힌다. 우리 주민은 생활의 문제"라고 분통을 삭였다.
◇14일 성공적으로 개장 시범경기를 치른 '수원케이티위즈파크'. ⓒNews1
과거 수원야구장이었던 '수원케이티위즈파크'는 증축 공사를 겸한 리모델링으로 수용 인원을 늘린 곳으로, 지난 14일 개장 시범경기는 성공이었다. 내야 저층만 열려던 계획을 바꿔 고층과 외야도 열어야 했을 정도다.
그러나 인파는 교통정체를 불러왔다. 구장 주차장(1129면) 외에 임시주차장 1200면을 마련하며 주차난은 피했지만 교통정체는 피하지 못했다. 야구장 옆 도로는 수원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주간선 도로인 1번 국도다.
주민들은 교통정체가 이런 정도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14일 만난 조원동 주민 김혜영 씨는 "현대가 쓰던 때는 보지 못한 엄청난 정체"라며 "전문가들이 KT를 하위권 후보로 본다. 올해 부디 못 하고 그간 구단과 시가 교통정체·주차난을 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올해 한국 프로야구는 아직 공식 발표된 목표 관객수가 없지만 늘어난 경기수(576경기→720경기)로 850만명의 관객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같은 지역 주민의 불만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익명을 요구한 코치 출신 야구인 박모 씨는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스포츠는 존립이 어렵다"면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 나무에서 감이 떨어지길 기다리지 말고 구단들과 함께 해결책 모색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목동아파트 530동에서 바라몬 목동야구장의 낮과 밤 풍경. 목동아파트 530동 주민들은 넥센히어로즈의 프로야구 경기로 인해 광공해와 소음공해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이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