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800조 상회..채무 상환능력 사상 최악

작년말 현재 802조..전년比 7.9%↑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1.4배..사상 최고

입력 : 2009-04-28 오후 5:07:29
[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가계의 금융부채가 처음으로 800조원을 넘어섰고 채무부담 상환능력도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융부채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가운데 경기악와화 주가하락이 겹치면서 소득증가세가 정체되고 금융자산 또한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가계의 총 금융부채는 802조원으로 전년(743조원)에 비해 7.9%가 늘어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2년 496조2000억원보다 6년새 300조원 이상이 늘어난 것이다.
 
가계의 체감 채무부담도 크게 높아졌다. 금융부채를 가처분소득으로 나눈 배율은 작년에 1.40배로 전년의 1.36배에 비해 올라가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2년 이후 가장 높았다.
 
김용선 한은 안정분석팀 차장은 "관련 통계를 1990년까지 연장해 추정해보면, 배율이 이렇게 높은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배율이 계속 올라오는 추세를 감안하면 작년도 가계의 채무 상환능력은 사상 최악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금융부채·가처분소득 배율은 2002년에 1.21배, 2003년 1.18배, 2004년 1.13배, 2005년 1.20배, 2006년 1.29배 등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주식 등 자산가격의 상승을 감안한 실질금융부채는 작년에 538조6000억원으로 전년의 474조1000억원보다 13.6% 늘었다.
 
실질금융부채를 실질가처분소득으로 나눈 배율은 0.98배로 전년의 0.89배에 비해 올라갔다.
 
금융자산 증가액에서 금융부채 증가액을 뺀 금융잉여는 작년 -94조5000억원으로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2007년 43.3%에서 2008년 47.8%로 확대돼 실물자산 처분없이 금융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이 크게 약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가처분소득 대비 지급이자 비율은 올해 5.8%로 작년 7.5%에 비해 떨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대출금리의 급속한 하락으로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7년말 현재 0.76배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70배) 보다 다소 높아 25개 회원국 가운데 11위를 차지했다.
 
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brick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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