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유로존 경기침체(디플레이션) 여파가 다른 지역에도 악영향을 미쳐 국가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3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리스크레이더'란 이름의 분기 보고서를 발간하고 유로존 물가 하락 위기가 다른 국가로 전이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세계 2위 경제국이자 최대 수입·신용대출 국가인 유로존이 디플레이션에 빠지면 다른 국가들에까지 '연쇄효과(knock-on effects)'를 일으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월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잠정치가 전년보다 0.3% 하락하며 석 달 연속으로 마이너스 대를 기록하자 이런 우려감은 더욱 커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채매입을 통해 물가 상승률을 2%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나, 이게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피치는 "ECB 양적완화는 유로화 약세를 부추기고 기업의 자신감을 키워 디플레 가능성을 낮출 것"이라며 "그러나 ECB가 예전에 단행한 선별적 장기자금공급조작(TLTROs)의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피치는 유로존이 일본식 장기침체에 빠질 경우엔, 회원국을 상대로 국가 신용등급 강등 조치에 들어갈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중국이 구조개혁을 진행 중인 데다 러시아와 브라질이 경기침체기를 통과하는 중이라 신흥국 시장의 성장세는 주춤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달러 강세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조치 또한 신흥국의 성장세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피치는 신흥국들의 올해 경제 성장률 평균치가 3.6%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 2010년 당시의 6.9%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