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위즈, 외국인 투수 덕 못 보나

입력 : 2015-04-01 오후 4:53:25
◇KT위즈 외국인 투수의 2015시즌 첫 경기 중 피칭내용. (정리=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신생팀 KT위즈의 리그 연착륙에 빨간 불이 켜졌다. 특히 외국인 투수 기량이 문제다. 신생팀이 동네북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이자 야구계는 우려의 시선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각 팀은 외국인 선수를 3명까지 보유할 수 있으며 경기당 최대 2명까지 출전시킬 수 있다. KT의 경우 신생팀에 대한 혜택으로 리그 2년차인 2016년까지 4명 보유와 3명 출전이 가능하다. 
 
이 같은 장치는 신생팀의 리그 정착을 돕는 한편 리그의 흥미 저하를 막기 위한 것이다. 그간 NC는 이 제도를 잘 활용해 리그에 안착했다. 문제는 KT다. 현재까지 외국인 투수 기량이 그리 탐탁치 않아 보인다.
 
물론 아직 투수당 한 경기씩만 진행한 터라, 우려하기에는 다소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본지가 연락을 취한 대다수의 전문가는 "KT의 외국인 투수 기량이 이런 식이면 과거의 NC와 달리 몇 년간 걱정거리로 전락하게 될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타격은 나쁘지 않지만 외국인 투수가 이런 식이면 3할(승률)도 넘기지 못할 것", "KT가 NC와 달리 승리 자판기가 될까 걱정이다" 등 비관적 전망이 주를 이뤘다.
 
KT는 지난 28~29일 부산 사직구장서 롯데와, 3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삼성 상대로 경기를 치렀다. 롯데 상대의 개막2연전은 9-12, 4-5의 패전으로 끝났다. 삼성 상대의 첫 경기도 8-6의 점수로 졌다. 예상대로 초반이 부진했다.
 
기교파 투수 어윈은 시범경기 활약을 통해 28일 개막 경기에 나섰지만 4.1이닝동안 97구를 던지며 '8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7자책' 성적을 남겼다. 타선이 폭발해 9-12로 점수를 많이 냈지만 KT는 어윈의 부진을 숙제로 안았다.
 
그런데 KT의 부진한 외국인 투수는 어윈만이 아니었다. 29일 등판한 시스코는 '4이닝 5피안타(2피홈런) 4볼넷 5탈삼진 5자책'을, 31일 등판한 옥스프링은 홈에서 열린 경기에서 '4이닝 11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6자책'을 기록했다. 
 
◇시스코. ⓒNews1
   
점수에서 보듯 타자들의 타격감은 나쁘지 않았다. 지는 상황에서도 끈질기게 따라간다는 인상도 남겼다. 리그 강팀 삼성(17점)보다 많은 24점을 냈다.
 
그렇지만 투수가 발목을 잡았다. 단 한 명도 5회를 넘지 못했고 5점 이상을 줬다. 굳이 따지면 시스코가 그나마 낫긴 하나, 이런 상황을 굳이 따지는 자체가 의미가 없을 정도로 KT는 부진했다. 타선이 좋지 않았다면 연일 대패 기록을 남겼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흘간 KT가 내보낸 선발 투수는 모두 외국인 투수였다. 신생팀 경기 실력을 높여서 기존 팀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게 하고자 외국인 선수 선발규제를 완화했지만, 세 경기만 놓고 보면 이 같은 장치는 무용지물이었다. 사흘간 KT의 외국인 선수 중 좋은 모습을 보인 선수는 타자인 앤디 마르테뿐이었다.
  
KT의 리그 연착륙을 위해서는 하루 빨리 외국인 선수들이 부진을 털어야 한다. 특히 올해는 144경기를 치러야 해 마운드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선발이 되도록 오래 버티고 적은 점수를 줘야 불펜은 물론 타선도 편하다. 
 
 
리그 초반인 만큼 아직 희망을 버리기엔 이르다. 어윈은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고, 옥스프링은 한국 5번째 시즌(LG 2007~2008년, 롯데 2013~2014년)인 베테랑이다. 이들 선수가 초반의 불안을 뒤로 하고 희망의 불씨를 다시 살려낼 지 주목된다. 
 
◇옥스프링. (사진제공=KT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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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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