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봄 성수기를 맞은 분양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또 분양물량이 늘면서 일부 단지로 청약 접수가 몰리는 '쏠림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분양열기에도 이른바 되는 곳만 되고, 일부 단지는 순위 내 마감에도 실패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왠일인지 건설사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달라진 주택시장 분위기에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계약률이 빠르게 오르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신규로 공급을 앞둔 단지들도 실수요자들을 잡기 위한 맞춤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분양열기와 다른 청약성적..이달 11개 단지 중 1순위 마감 3개 뿐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7일 현재 이달에만 벌써 전국에서 11개 단지가 청약을 접수받았다.
하지만 청약열기와 달리 청약성적은 썩 좋지 못한 상황이다. 1순위 마감 단지는 3개에 불과하고, 5개 단지는 2순위, 나머지 3개 단지는 순위 내 마감조차 실패했다.
수도권에서는
삼성물산(000830)의 올해 마수걸이 분양이었던 광진구 자양동 래미안 프리미어팰리스,
GS건설(006360)이 공급한 하남미사 미사강변리버뷰자이 등 2개 단지만 1순위 마감을 기록했다. 지방은 제주강정 유승한내들 퍼스트오션이 유일한 1순위 마감단지다.
반면 반도건설이 김포한강신도시에서 공급한 반도유보라 3차와 호반건설이 의정부 민락2지구에서 공급한 호반베르디움 1차, 힐스테이트 기흥, 힐스테이트 서산, 화성 안녕동 우방아이유쉘 등은 2순위에서 청약을 마쳤다.
또 용인 역북 골드클래스, 은평뉴타운 힐데스하임은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미분양에도 웃는 건설사들.."실수요자 위주로 시장 재편"
이처럼 분양열기에 비해 청약성적이 신통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건설사들은 큰 걱정을 하지 않는 모습이다.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고도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계약률이 빠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제주에서 분양에 나섰던 제주영어교육도시 해동 그린앤골드는 286가구 모집에 252명이 청약을 접수했다. 총 4개 주택형 가운데 84㎡A 타입만 2순위에서 가까스로 마감됐을 뿐 나머지 3개 주택형은 순위 내 마감에 실패하고 미분양으로 남았다.
하지만 계약 진행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현재 모두 팔렸다. 청약통장을 사용한 1순위 접수자는 모집 가구수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139명에 불과했지만 이후 실수요자들이 몰리며 빠른 시간내에 완판된 것이다.
한때 미분양 무덤으로 불렸던 김포한강시도시 역시 실수요자들이 몰리며 계약률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해 5월
GS건설(006360)이 공급한 '한강센트럴자이 1차'는 청약접수 결과 평균 경쟁률이 0.5대 1에 불과했지만 단 한 차례의 할인분양 없이 올해 초 계약을 마감했다. 또 지난 2월 공급된 '한강센트럴자이 2차' 역시 1.43대 1의 낮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우려를 샀지만 한 달 정도 지난 현재 65%의 높은 계약률을 기록중이다.
지난해 11월
대림산업(000210)이 공급한 'e편한세상 캐널시티' 역시 평균 1.49대 1의 낮은 경쟁률 속에서도 한 달 만에 모두 주인을 찾는 등 청약 당시 분위기와 달리 꾸준히 팔려나가고 있다.
GS건설 박희석 분양소장은 "한강센트럴자이 1차가 완판되는데 8개월이 걸렸지만, 이번 2차는 그보다 빠른 속도로 계약이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의 계약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신규 아파트에 대한 세입자들의 내 집 마련이 크게 늘어나는 등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며 "수도권에서 김포나 파주, 광주 등 과거 분양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지 못한 지역들도 미분양이 빠르게 해소되는 등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공급된 '한강센트럴자이 2차'는 1.43대 1의 낮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우려를 샀지만 한 달 정도 지난 현재 65%의 높은 계약률을 기록중이다. 사진은 '한강센트럴자이 2차' 견본주택을 찾은 수요자들의 모습. (사진=GS건설 제공)
◇건설사들 "실수요자 몰리는 택지지구 분양 크게 걱정안해"
이처럼 신규 분양시장이 강남 재건축이나 위례 등 일부 인기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택지지구에서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이 크게 늘어나면서 건설사들도 청약성적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이다.
호반건설이 이달 의정부 민락2지구에서 분양에 나선 호반베르디움 1차는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2순위에 청약이 대거 몰리며 순위 내 마감됐다. 특히 전체 청약 접수 2398건 중 당해 접수가 절반 정도인 1134건을 차지하는 등 지역 내 실수요자들이 많이 몰렸다.
호반건설 분양 관계자는 "최근 의정부 내에서 신규 공급이 적었던 만큼 지역 내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컸다"며 "아직 계약을 진행하지 않았지만 아파트 구입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4일 계약을 진행할 예정인 '의정부 민락2 호반베르디움1차'는 청약접수 결과 당해 접수에 절반 가량이 몰리며 지역 내 실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얻었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문을 연 견본주택 입장을 위해 수요자들이 긴 줄을 선 모습 (사진=호반건설 제공)
수도권 택지지구 내에서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 역시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평면을 선보이고, 조망권을 확보하는 등 주택 구매 주력 수요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달 중 김포한강신도시에서 분양에 나설 예정인
KCC건설(021320)의 '한강신도시2차 KCC스위첸'은 전체 1296가구 모두를 전용면적 84㎡ 단일 면적형으로 공급하고, 주변 모담산 조망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최근 실수요자들을 위한 맞춤 공급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또 같은 김포한강신도시에서 공급 예정인 모아주택산업의 493가구 규모의 '김포한강신도시 모아엘가2차'는 신혼부부 등 젊은 수요층들이 선호하는 59㎡ 단일면적형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KCC건설은 이달 중 분양예정인 '한강신도시2차 KCC스위첸' 전체 1296가구 모두를 전용면적 84㎡ 단일 면적형으로 구성하고, 주변 모담산 조망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실수요자들을 위한 맞춤 공급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사진=KCC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