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목숨만 건진 사람에게 "분실품은 알아서 증명하시길"

해수부, 사고 배상금 서울 현장 설명회..피해자들 불만 토로

입력 : 2015-04-10 오후 5:41:15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사고 관련 분실품 등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 방법도 정하지 않은 채 배상금 설명회를 열어 피해자와 유가족의 불만을 샀다.
 
분실품은 20만원 일괄 지급된다고만 통보 할 뿐 증명 방법은 알아서 해오라는 식이다. 침몰하는 배에서 목숨만 겨우 건진 피해자들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해양수산부는 10일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 2층 대강당에서 세월호 사고 배상금 서울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는 피해자와 유가족 10여명이 참석, 한산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서울 세월호 배상 현장설명회.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실한 분실품 보상기준으로 피해자들의 불만을 샀다(사진=한승수)
 
해수부는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인명피해 구제항목, 배상금 산정기준, 위로지금 산정기준, 신청방법 및 기한, 제출 서류 등에 대해 설명했다.
 
설명회는 대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나 분실품 보상 기준에 대한 질문에 해수부가 답답한 답변만 반복하자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특별법은 세월호 승선자의 휴대품이 대부분 멸실·훼손돼 개별적으로 손해액을 입증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1인당 20만원을 일괄지급을 명문화 했다.
 
국내 여행자보험의 보상한도가 대체로 20만원이고, 의류·잡화·가방의 손해액은 경험칙상 10만원~30만원이라는 손해사정업체의 의견과 비교적 고가의 휴대품인 스마트폰은 별도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책정됐다.
 
일괄지급액을 초과하는 휴대품 손해는 피해자가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입증해야 한다.
 
이에 대해 배관업무를 하는 한 피해자는 "일반적인 여행이 아니고 업무로 승합차에 업무적 장비와 카메라같은 취미 용품 등을 싣고 있었다"면서 "겨우 몸만 빠져나왔는데 어떻게 입증하라는 것이냐"라고 토로했다.
 
이 피해자는 또 "오랫동안 사진을 취미로 해 소중한 사진들이 카메라와 노트북에 저장돼 있는데 이런 것들이 모두 사장됐다. 이런 부분은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입증은 어떻게 하면 되는 것인지 설명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해수부 측은 "어떤 방법으로든 가지고 탔다는 것을 입증하면 보상받을 수 있다"는 말만 반복해 피해자들의 화만 돋궜다.
 
특히 "오늘은 인명손해와 간단한 휴대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날"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을 당황케 했다.
 
다른 피해자는 "(증명가능한) 화물차 외에 차 안에 수백만원의 물품이 있었는데 산정을 20만원만 하면 어떻게 하나"라며 "영수증을 첨부하라면 그걸 다 쫓아다니면서 챙기라는건가. 여기 나와있는 것만으로도 머리 아픈데 정확한 기준도 없이 (설명회를) 할거면 차라리 안했으면 좋겠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배를 탈 때 뭘 가지고 탔는지 물어보지도 않고 사고 나고 아무것도 없는데 뭘 잃어버렸는지 입증을 하라는 건가"라며 부실한 보상기준을 꼬집기도 했다.
 
해부수 자문변호인단은 "일단은 원론적인 말 밖에 할 수 없다. 법원으로 가도 증언과 진술만으로 인정되기 어렵다"면서 "법원에서는 위자료 산정할 때 플러스해주는 경우가 있지만 세월호법에는 그런 기준이 없다.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자문변호인단은 "배관일을 하시는 분의 경우 일이 있어 승선을 했다면 장비 등을 싣고 있었다는 추론이 가능할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아이디어가 필요 하다는 것이다"며 피해자들을 달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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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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