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정해훈기자]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의혹 수사에 착수한 문무일 특별수사팀장(54·사법연수원 18기·대전지검장)이 "메모 리스트를 포함해 의혹 전체를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의혹의 핵심이 2012년 불법대선자금과 정면으로 맞닿아 있고, 전·현직 대통령 실장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문 팀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이번 검찰 수사의 칼날이 현 정권의 심장부 역시 예외로 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 팀장은 13일 서울고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수사팀 전원은 공익적 의혹이 집중된 이번 사건에 대해 결연한 의지를 가지고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기 위해 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체의 예외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하겠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지켜봐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수사가 2012년 한나라당 대선 자금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포함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 대상과 범위에 대해 전혀 제한 없이 자료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메모리스트에 등장하지 않은 인사들에 대해서도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체 막힘없이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을 열어놨다.
김진태 검찰총장 역시 이날 오전 특별수사팀의 신고를 받는 자리에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강조하고 모든 가능성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당부했다.
문 팀장은 "저도 총장의 주문과 같은 마음으로, 임무를 맡은 이상 직의 양심을 걸고 수사에 매진하도록 하겠다"며 "다음 일은 국민 여러분께서 심판해주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별수사팀은 현재 '성완종 리스트'에 올라 있는 대상자 8명에 대해 적용할 수 있는 혐의와 공소시효 등 법리를 전반적으로 검토 중이다. 결과에 따라서는 공소시효로 수사 대상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기춘 전 실장 역시 수사선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한편 성 전 회장이 숨질 당시 지니고 있던 메모는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의 필적 감식 결과 성 전 회장 본인이 작성한 것이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별수사팀은 성 전 회장이 숨질 당시 지니고 있던 휴대전화의 통화 내역 등을 분석 중이며, 장례가 끝나는대로 성 전 회장 유족들의 협조를 받아 추가 자료를 요청할 예정이다. 또 <경향신문>이 성 전 회장 자살 직전에 통화한 음성파일과 녹취록 역시 곧 전달받아 분석에 들어갈 계획이다.
종전까지 성 전 회장과 경남기업 비리 혐의를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로 부터는 이번 의혹과 관련된 계좌내역 등을 전달 받아 분석 중이다. 다만 특별수사팀은 특수1부가 경남기업에 대한 수사가 상당부분 진행되어 온 만큼 이후 자원외교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에는 관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특별수사팀은 문 팀장을 포함해 부팀장인 구본선 대구 서부지청장과 김석우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특수3부 검사 6명과 특1부 검사 1명 등 평검사 7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수사관까지 합하면 총 21명 규모다. 그러나 사건 진행 상황에 따라 팀이 확대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별수사팀의 수사는 사실상 김 총장이 직접 챙길 것으로 보인다. 문 팀장은 "의미 있는 사안이 있을 때마다 수시보고 형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전날 특별수사팀 구성과 함께 의혹사건을 수사하기로 결정하면서 박성재 서울중앙지검장과 최윤수 3차장, 임관혁 특수1부장을 수사는 물론 지휘 및 보고라인에서 제외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