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위즈의 2015년 3월28일~4월15일 경기 내용. (정리=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프로야구 신생팀 KT위즈가 시즌 초반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15경기를 치렀지만 승리는 단 두 번뿐이었다. 외국인 투수를 포함한 주전 선수들의 부상도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신생팀 최하 승률 기록은 물론 역대 최하 승률이 나올 거란 비관적 전망까지 내놓는다. 이래저래 난국이다.
◇예견된 부진? 예견보다 더한 부진
KT의 부진은 이미 예견됐다. 지난 2013년 KBO리그(1군리그)에 진입했던 NC보다 전력이 약한 데다 다른 팀과 달리 화끈한 전력보강 시도 또한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이어 경기에 패하면서 이제는 어느 정도 수준의 부진 기록을 남길까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선수들의 부상이 이어지자 이 같은 비관론은 커졌다.
우선 신생팀 최하 승률에 대한 이야기가 빈번하다. 그간 원년(1982년) 이후의 신생팀 첫 시즌 승률은 1991년 쌍방울(0.425), 2013년 NC(0.419), 2008년 우리(현 넥센·0.397), 2000년 SK(0.338), 1986년 빙그레(현 한화·0.290) 순이다.
최근 경기를 지켜본 많은 사람들은 "KT가 1986년의 빙그레 승률인 2할9푼을 밑돌 것"이라고 추정한다.
심지어 1할대 승률을 전망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 프로야구 역대 1할대 승률 기록은 지난 1982년 삼미의 0.188(15승65패)뿐이다. 최근 5년간 4번의 꼴찌 불명예를 안은 한화도 1할대의 승률은 없다. KT를 향한 시선은 이처럼 냉정하다.
◇KT의 김사연이 14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상대 경기 당시 5회 1사 1루 상황에 상대 투수 투구에 왼 손등을 맞고 고통을 호소 중이다. ⓒNews1
◇선수들의 잇단 부상..부정적 변수
시즌 운용에 있어 부상으로 인한 선수들의 중도 이탈은 흔하고 코치진도 이 점에 대해 예비전력으로 준비한다. 그런데 KT는 시즌 초부터 주전 4~5명이 계속 부상이탈해 대처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KT는 지난 14일 두산 상대의 홈경기 당시 3명(김사연·신명철·심재민)이 다쳤다. 전날 다친 외국인 투수 어윈을 포함하면 이번주 주전 선수만 4명이나 다쳤다.
가장 걱정되는 부상자는 단연 김사연. 신인왕 후보 가능성이 점쳐질 정도로 좋은 활약을 펼친 그는 투구에 왼 손등을 맞고 전치 12주 판정을 받았다.
심재민·어윈도 다쳤다. 같은 날 어윈은 오른손 손목 타박상 2주 진단이 나왔고, 심재민은 5회초 김현수의 타구에 왼쪽 정강이를 맞고 쓰러져 4~5일간 휴식 판정을 받았다.
주장 신명철 또한 온전치 않다. 이날 6회말 KT의 선두타자로 타석에 올라 스윙 직후 통증을 호소했다. 부상이 심각하지는 않지만 KT로서는 걱정이다.
◇부상 없는 선수는 실력 발휘 잘 안 돼
부상자가 많은 KT의 더 큰 문제는 정상 컨디션의 선수도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마운드는 선발과 계투, 그리고 마무리까지 모두 문제다.
선발투수 부진 문제를 확인해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지표는 QS(퀄리티스타트, 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 이하). KT의 선발 투수 중 QS에 해당한 경우는 그간 3회뿐이다. 이마저도 옥스프링 혼자 QS 2회를 달성했다. 신인이거나 신인급인 국내 투수는 물론 시스코와 어윈도 제 능력을 발하지 못하는 것이다.
선발 부진 문제는 자연스레 불펜 부하로 이어진다. 연장 12회말을 마친 지난 15일 경기에서 이성민과 장시환, 심재민이 각각 47구, 60구, 41구를 소화했다.
이날 심재민의 등판은 특히 의미심장하다. 전날 부상을 당한 심재민을 등판시켜 많은 횟수의 투구 오더를 줘야할 정도로 KT의 투수진이 약하다는 걸 방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KT의 타격은 봐줄 만하다. KT의 타율, 득점, 도루는 각각 0.227과 47. 18. 이는 2013년의 NC와 대등한 수준이다. 타선마저 무너졌다면 KT는 어찌됐을 지 아찔하다.
◇3월14일 '수원 케이티위즈 파크'에서 열린 개장식에서 내빈들이 점화식 행사에 참가 중이다. 이 행사 후 '수원케이티위즈파크'로 변신한 수원야구장에서 프로야구 경기가 재개됐다. (사진=이준혁 기자)
◇KT의 승리, 이겨아 더 이긴다
최근 야구계 내부엔 "KT 상대로 어떤 성적을 거두느냐가 5강으로 향하는 중요한 지표", "KT를 상대로 한 3연전 중 2번만 이기면 실패"란 부정적 발언이 많다.
현재 여타 구단의 경우 KT와 상대하는 경기에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KT가 승수쌓기 대상으로 여겨지면서 KT의 승리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그래도 11~12일 넥센 상대 2연승과 두산과 연장 접전으로 싸운 15일 경기에서는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개막 이래 11연패를 기록할 당시 보인 처참했던 경기내용과 비교하면 나아졌기 때문이다.
KT의 "마법 같은 승리를 이루겠다"는 발언이 현실화될 다음 날은 언제일까. '프로야구 10번째 심장' KT에 많은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