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호수 수위 저하로 잠실 지반 침하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는데,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이 책임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잠실 석촌호수는 제2롯데월드 공사가 시작된 후 물 유출량이 증가했다. 석촌호수 수위를 유지하기 위해 투입되는 물의 양은 2010년 38만톤, 2011년 48만톤, 2012년 66만톤, 2013년 94만톤, 2014년 123만톤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하수가 빠져나가면 침식 작용으로 지반 침하가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제2롯데월드 건설로 지반에 균열이 생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잠실에 싱크홀이 발생하고 제2롯데월드에서 안전사고들이 자주 발생하면서 의심은 더욱 굳어져갔다.
그런데 롯데건설이 반론을 제기했다. 롯데건설은 지하철9호선 공사가 석촌호수 수위 저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롯데건설은 제2롯데월드 공사로 석촌호수 물이 유실된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해 7월부터 대한하천학회 등을 통해 석촌호수 주변을 조사했다.
8곳의 지하수를 분석한 결과 경기 성남에서 한강쪽으로 흐르던 지하수가 반대로 흐르기 시작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롯데건설은 9호선 공사장에서 지하수가 유출돼 지하수 흐름이 바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3일 송파구 주요시설물 안전 관련 행정조사에서도 롯데건설은 이 같은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이 지적한 9호선 지하수 유출 공사장은 포스코건설이 맡은 921공구로 추정된다. 롯데건설은 서울시에 포스코건설의 9호선 공사로 지하수가 유출됐다고 보고했었다.
지난해 11월 13일 작성한 ‘환기구 시점 마감벽 가시설 변경 검토 보고’에서 롯데건설은 지하수위가 지하 7.6m에서 15.95m로 8m 하락했다고 적었다. 지하수위 하락 이유는 포스코건설이 9호선 ‘올림픽공원역’ 공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제2롯데월드는 석촌호수 수위 저하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시민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다.
안전사고까지 연이어 터졌다. 개장 한달 만에 식당가, 주차장 등 시설 곳곳에 균열이 생겼다.
롯데시네마와 아쿠아리움은 진동과 누수로 영업이 정지됐다. 계단 장식물이 떨어지거나 문이 쓰러지면서 부상자들이 발생하는 사고도 생겼다.
제2롯데월드 방문객은 개장 초반 하루 평균 10만명에서 절반인 5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롯데건설 주장처럼 석촌호수 수위 저하가 9호선 공사 때문이라면 제2롯데월드에 대한 비판과 우려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포스코건설이 싱크홀 발생 등에 대한 비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 측은 "용역 보고서의 적정성은 서울시가 판단한다"며 "9호선 공사로 지하수위가 하락했다면 석촌호수와 더 가까운 920공구(롯데건설 시공), 919공구(삼성물산 시공)과 관련성이 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 측은 “9호선 공사 때문에 석촌호수 수위가 저하됐다는 건 공식 발표가 아니다. 서울시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환기구 시점 마감벽 가시설 외 3건 변경 실정보고에 따른 검토 보고서'의 일부. 지하수위가 7.6m에서 공사 이후 15.95m까지 낮아졌고, 차수벽 공법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935정거장(포스코건설 시공) 개착공사로 지하수위가 낮아졌다는 내용도 들어있다.(자료=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