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불 붙은 그렉시트 '논란'..현실 가능성은

그리스·트로이카 대립각 '여전'.."그렉시트만은 막을 것"

입력 : 2015-04-23 오후 2:00:34
"우리는 좌파 정부다. 국민에 대한 공약 불이행과 국제적 파산 중 무엇을 선택할지는 너무 뻔하다."
 
이달 초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 상환을 앞두고 쩔쩔매는 상황에서 나온 그리스 정부 고위 관리의 발언이다. 트로이카(유럽의회·유럽중앙은행·국제통화기금)는 그리스 정부에 강력한 긴축개혁을 요구하고 있지만 그리스는 현재 이를 수용할 생각이 전혀 없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며칠 앞으로 다가온 그리스와 트로이카가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 협상에서 합의를 이룰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오는 24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는 그리스 개혁안 평가 및 구제금융 협상이 진행된다. 이어 내달 11일에는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여부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도 그리스가 뒤로 물러설 틈을 보이지 않으면서 양측은 여전히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트로이카가 그리스에 요구하는 것은 공공연금, 공기업 민영화, 노동시장 유연화, 부가가치세율 인상 등이다. 이와는 정 반대로 그리스는 사회보장 강화, 공무원 고용 확대, 부가가치세율 인하를 고집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하지만 당장 다음달 9.7억유로, 6월 15.3억유로를 IMF에 추가로 갚아야 하는 그리스는 더 이상 여유가 없다. 그렇다면 빛 독촉에 시달리며 궁지로 내몰리고 있는 그리스가 이번만큼은 트로이카에 고개를 숙일까.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현재 중론이다. 심지어 지난 2월에 합의했던 개혁안 제출 데드라인인 이달 말 까지도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제 현 시점에서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다.
 
조건을 양보한 개혁안 제시 후 협상 타결, 협상 결렬에 따른 디폴트와 유로존 잔류, 협상 결렬에 따른 디폴트 및 유로존 퇴출이다.
 
하지만 유로존 각국 정상들은 최악의 시나리오인 그렉시트만(유로존 탈퇴)은 막아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유로존  개별 은행들의 그리스 익스포져가 상당 부문 있는 만큼 금융위기가 주변국으로 전염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협상 기한의 최종 데드라인을 6월 말로 잡고 있다. 그리스가 자금을 끌어 모은다해도 최대한 버틸 수 있는 시한은 5월 말 까지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 역시 그렉시트 이전까지는 어떤식으로든 협의에 나설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빅토르 콘스탄시오 ECB 부총재는 "ECB 당국자들은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은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그렉스트가 발생한다면 우리가 아니라 그리스 정부가 스스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경 기자(add17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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