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러시아 국영가스업체 가스프롬을 반독점 혐의로 공식 제소했다. 중·동부 유럽지역에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부당하게 가격을 올리고 공급을 방해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동유럽 8개국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남용한 혐의로 가스프롬을 제소했다고 밝혔다. EU는 가즈프롬이 계약 국가들에게 주변국으로 가스를 보내는 것을 금지토록 하는 조항을 문제 삼았다. 이를 통해 국제적 경쟁을 저해하고 이는 다시 불공정한 가격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거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성명서에서 "가스프롬이 유럽 국가들의 가스흐름을 차단하는 인위적인 장벽을 세워 국경 간 경쟁을 막고 있다"며 "가스시장을 차단함으로써 불공정한 가격을 부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EU가 가스프롬 독점 행위로 피해를 봤다고 지목한 국가는 헝가리, 체코, 불가리아, 폴란드, 슬로바키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 모두 8개국이다.
◇유럽연합이 러시아 국영가스업체 가스프롬을 반독점 혐의로 공식 제소했다.(사진=로이터통신)
이에대해 가스프롬 역시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EU가 공식적인 반독점 혐의 제소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히자 즉시 반박 성명을 내고 EU의 주장은 근거 없는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가스프롬 측은 "가스 가격 결정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국제법 규정과 해당국의 법령을 준수하고 있다"며 "EU의 주장은 근거 없는 것"이라고 상반된 주장을 폈다.
한편 EU 에너지 시장에서 러시아산 가스 점유율은 무려 40%에 달하고 있고 가스프롬 전체 매출의 60% 이상이 EU로 부터 발생하고 있다.
EU는 반독점 위반으로 걸린 회사에 전체 매출의 10%를 벌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때문에 이번 제소에서 혐의가 입증될 경우, 최소 20억 달러 이상의 벌금을 물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가스프롬 측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U는 본격적으로 예비조사를 진행하고 가스프롬에 이의 진술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가스프롬은 이에 대해 12주 안에 답변을 해야 한다.
김수경 기자(add17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