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강세장 분위기 속에서도 자동차주는 좀처럼 웃지 못하고 있다. 실적 부진에 원·엔 환율 쇼크까지 악재가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원·엔 재정환율은 전일 장중 한때 7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800원대로 주저앉았다. 심리적 지지선인 900원대가 무너진 것. 전문가들은 미국 달러화 강세 기조까지 약화된 상황에서 원화 절상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원화 강세는 자동차주에 최대 악재로 꼽힌다. 현대·기아차의 경우도 수출 비중이 50%를 넘어서 환율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렇다보니 실적 변동성도 클 수 밖에 없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1%, 30.5% 줄어들었다. 특히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17개 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1분기 실적 부진이 이미 노출된 악재이고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자동차주의 반등 기대감은 아직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김연우 한양증권 연구원은 "5월 자동차 업종은 코스피 지수의 상승과 장기 소외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을 감안해야 한다"며 "노출된 1분기 실적 발표가 불확실성 해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또한 "특히, 3월 현대차그룹의 판매만 놓고 보면 연초 판매 부진에 대한 우려감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하다"며 "계절적 성수기 진입과 여타 신차 글로벌 출시 효과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1분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업체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주요 자동차 업체 2분기 실적 추정치. (자료=에프앤가이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기아차의 2분기 순이익은 1조3165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년 동기 대비 28.60% 높은 수준이다.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81% 줄어든 1조9659억원을 기록, 감소폭이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명훈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현대차의 감익 폭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라며 "하반기에는 기저효과까지 더해 두 자리수 이익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주가 부진에도 자동차주에 대한 외국인들의 러브콜은 지속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17일부터 9거래일 연속 기아차 주식을 꾸준히 매수하고 있고, 현재 37%대를 보이는 지분율도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도 마찬가지다. 지난 24일부터 외국인들의 매수 행렬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올 초 43.6% 수준이었던 외국인 보유지분율은 이달 말 45%대로 올라섰다.
조윤경 기자 ykch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