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5-1로 이길까" Vs. 서정원 "1골 먹으면 2골 넣겠다"

입력 : 2015-04-30 오후 7:20:01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최근 몇 년간 전북과 수원은 '강팀'으로 군림했다. 올해도 전북과 수원은 1위와 2위로 K리그의 앞단을 지키고 있다.
 
자연히 축구팬의 관심은 두 팀이 맞붙는 5월2일의 K리그 9라운드 전주 경기에 쏠리고 있다. 주목도만큼 각오와 승부욕도 남다르다. 각오는 취재진과의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서로를 도발하는 식으로 표현됐다. 두 감독이 스승과 제자 간인 만큼 승부욕은 재치 있게 표출됐다.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과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은 30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내달 2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경기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전반기 최고의 빅 매치로 꼽히는 이 경기는 선두권 경쟁의 중요한 터닝포인트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30일 현재 전북은 승점 19점(6승1무1패)이고, 수원은 승점 14점(4승2무2패)다.
 
회견은 화기애애한 서로에 대한 칭찬으로 시작됐다.
 
최 감독은 "서정원 감독이 무서워 보이긴 처음이다. 올해 수원이 워낙 잘 나간다"며 "염기훈은 정점이고 정대세는 위협적이다. 한두 선수를 경계해선 수원을 이길 수 없다"라고 말했다.
 
서 감독도 "전북은 K리그 1강이다. 좋은 선수가 많고 무엇보다 최 감독님이 팀을 잘 이끈다. 이동국이란 한국 최고 스트라이커도 있다. 에두도 걱정"이라고 답했다.
 
그런데 승부를 앞둔 상황에서 덕담만 잇기가 민망했기 때문일까. 결국 두 감독 모두 경기 승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이면서 서로에 대한 도발로 라이벌전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선공격은 스승인 최 감독의 몫이었다. 그는 "수원이 후반 막판에 골이 많다고 들었다. 그때부터 텐백을 쓰겠다"고 농담을 건넨 뒤 "지난 슈퍼매치(서울-수원 경기·4월18일 진행)를 보면서 수원을 5-1로 이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번에 5-1 승리의 스코어를 꿈 꾸겠다"면서 감독을 자극했다. 
 
그러자 제자인 서 감독은 "올 시즌의 수원 장점은 각 포지션마다 득점이 골고루 분포된다는 것이다. 매우 좋은 현상"이라며 "슈퍼매치도 한 골 승부를 예상했는데 5골이나 나왔다. 전북이 홈에서 경기를 하는 만큼 공격적으로 나올 경우 우리의 역습에 당하게 될 것"이라면서 곧바로 맞불을 놓았다.
 
전북은 정상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수원은 올해 K리그 선두에 서기 위해, 다음달 2일 경기는 중요하다. 더군다나 지난 경기에서 전북은 지역 라이벌 전남에게 패하며 연속 무패 행진이 중단됐고, 수원은 경기 전까지 승리 기록이 없던 최하위 팀인 대전에게 패하면서 상승세가 잠시 멈췄다.
 
두 팀 모두 이번 경기 승리를 향한 의지는 확고하다. K리그 최고 대결로 손꼽히는 슈퍼매치에 버금가는 주목을 받는 경기의 승자가 누가 될지는 오는 2일 오후 전주에서 결정된다.
 
구리=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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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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