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세계 모든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그 나라만의 특수함이 있지만, 납득할 수 없을 만큼은 아니다."
영국 센트럴랭커셔대 교수로 2000~2001년 북한에서 식량원조 사업을 감독하기도 했던 헤이즐 스미스가 북한에 대한 언론들의 상투적인 시각을 지적하는 글을 27일 <가디언>에 실었다.
최근 발간한 저서의 내용을 압축한 이 글에서 스미스는 "북한은 (다른 독재국가에 비해) 유별나게 더 독재적이지도 않고, 경제적으로도 특별히 더 어렵지 않다"며 언론에 나오는 3대 편견을 소개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 화면 캡쳐
첫 번째는 '북한 사람들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정부 말만 믿는다'는 편견이다.
스미스는 "정부가 해외 정보를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긴 하지만 완벽히 폐쇄된 사회로 묘사하는 건 진실과 거리가 멀다"고 반박했다.
우선 영국 워익대, 캠브리지대 등 아시아·유럽의 대학에서 공부하는 500여명의 유학생들이 있다. 아울러 25년 가까이 중국과 무역을 해왔던 사람들, 외국인들이 가는 평양의 호텔 종사자들, 남포·나진 같은 항구도시에서 외국인들과 접촉하는 사람들, 개성공단 노동자들도 외부 문물을 일상적으로 접한다고 스미스 교수는 말했다.
두 번째 편견은 '위험하고 비이성적인 군부가 지배하는 나라로, 주변국들에 위협이 된다'는 것이다.
스미스는 북한의 위협이 과장됐다며 "전쟁 리스크는 북한이 원래 비이성적이어서가 아니라 남북의 근본적인 갈등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북한의 군사 기술력과 핵능력은 2200개의 핵탄두를 가진 미국에 비해 대수롭지 않다"며 군사비도 한국에 턱없이 못 미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는 '지도부의 이익을 위해 국영기업들로 하여금 위조 화폐·담배, 마약 등을 만들게 하고 외교관들에게 내다 팔게 하는 범죄국가'라는 편견이다.
스미스는 "언론 보도는 탈북자나 익명의 미국 관리들의 주장만 듣고 작성한 미국 정부 발간물을 토대로 한 것"이라며 검증되지 않은 정보이며, 그 보고서에서도 이미 정보의 한계를 인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준호 기자 jhwang741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