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월의 유동성 효과가 이어지는 강세기조가 연장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판단이 중요한 기로에 서게 된 시점이다. 사진/뉴시스
1분기 실적시즌이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코스피는 순항을 이어가면서 역사적 고점(2228포인트)에 도전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후 시장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3~4월의 유동성 효과가 이어지는 강세기조가 연장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셋째주까지 코스피 주요 종목 120개(시가총액 비중 81.1%) 중 26개 기업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들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15조400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인 14조9000억원을 3.0%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1분기 양호한 실적을 내놓으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환율 부담으로 인해 섹터별로 명암은 엇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변동성 장에서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자세는 뭘까.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5월 금융시장은 기본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금융장세에서 발생하는 변동성에 개인투자자는 큰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며 이른바 '3D5C'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5C를 믿지 말자"
금융장세에서 믿지 말아야 할 5C는 '혼란(Chaos)', '싼 가격(Cheap)', '속임수(Cheat)', '루머(Chat)', '차트(Chart)' 등 5가지다.
첫번째로 경계해야 할 'Chaos'는 주식시장이 지금처럼 상승세를 이어갈 때 비관적인 시나리오가 등장하면서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의 경우 그리스 디폴트(국가부도)와 중국 양적완화(QE)정책 가능성 등이 그렇다. 그리스 문제가 실제로 디폴트 등의 극단적인 상황으로 전개된다면 유동성 환경은 급속하게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김형렬 연구원은 "발생확률이 높지 않은데 이를 미리 의식해서 시장을 경계하는 것은 상당한 기회비용을 지불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Cheap' 무작정 싼 주식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금물이다. 소외된 알짜 주식이 있을 수는 있지만 무리해서 가격이 낮은 종목을 찾기 보다 오르는 주식 중에서 여전히 싸다고 평가받는 '저평가' 종목을 찾는 게 우선이라는 얘기다.
왜곡된 정보인 'Cheat'도 시장 가열기의 요주의 대상이다. 정보는 투자자에게 신속하고 투명하게 전달돼야 하지만 전달 과정에서 왜곡되고 속이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특히 가열된 투자심리를 이용해 외형확장에만 급급한 기업에는 경영활동의 변화가 생기기도 하는 시기다. 전문가들은 시장에 넘쳐나는 속임수를 피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적을 가장 중요시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투자자들이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는 'Chat'도 위험하다. 루머는 속임수라기 보다는 메신저 문화와 스마트폰 산업으로 인해 빠르게 확산되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말한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공신력이 있는 것처럼 투자자 전달되고 있는 사례는 헤아릴 수 없다. 특히 나에게 전달된 정보는 이미 시장 전체가 알고 있는 내용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마지막은 'Chart'다. 차트를 활용해 시장의 흐름을 예측하는 것을 기술적 분석이라고 한다. "김형렬 팀장은 "유동성 환경과 정책에 의한 구조적 변화가 중요한 국면에는 차트분석이 효과를 내기 힘들다"며 "투자판단과 타이밍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차트를 보조도구로 쓸 수 있지만 절대적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동성의 힘이 강할 때는 차트분석을 자제하는 것도 오히려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믿음직한 3D를 체크하라"
반대로 금융장세에서 믿고 체크해야 할 3요소는 '목표(Destination)', '지속기간(Duration)', '꿈(Dream)'이다.
'Destination'은 지수의 다음 단계를 의미한다. 올해들어 코스피는 3~4년째 맴돌기만 하던 박스권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로 4월 말 장중 한 때 2189.54포인트까지 올랐다. 다음 최고치에 대한 목표를 어디로 둬야 하는지는 투자자에게 있어 가장 혼란스러우면서도 중요한 전략 포인트다. 증권사들은 5월 코스피가 2050~2200포인트 선으로 예상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시장은 선진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놓인 신흥시장 중에서도 주가수익비율(PER)이 신흥시장의 82.6%에 불과하다"며 "국내증시의 밸류에이션 상단은 글로벌 유동성 팽창국면 전개 방향에 따라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의 상승장이 'Duration'을 얼마나 이어갈 지도 주요 변수다. 김형렬 팀장은 "시장금리(국채3년)가 2%를 탈환할 때까지는 주식투자를 편하게 지속해도 된다"고 평가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승 랠리의 중심 축으로 자리잡고 있는 국내 기업이익이 전망이 긍정적이고 외국인의 순매수와 개인의 직접투자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승 랠리가 일단락됐다고 인식하기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마지막 체크 포인트인 'Dream'은 코스피 3000시대를 말한다. 향후 2~3년은 한국경제와 주식시장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형렬 팀장은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지원, 기업의 왕성한 투자, 가계의 적극적 경제활동 참여 등이 절실하다"며 "금융장세에는 시나리오가 넘쳐날 수 있다. 낙관적이고 희망적인 면을 믿어라"고 조언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