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011780)화학이 주력인 합성고무 부문의 실적 악화에도 개선된 성적표를 받았다. 합성수지 부문의 수익성이 확대되며 주력 사업의 부진을 상쇄해준 덕이다.
출처=금호석화 1분기 실적발표 자료.
금호석유화학은 6일 1분기 매출액 1조202억원, 영업이익 55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93% 급증했다.
당기순이익은 241% 증가한 423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5.4%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1%포인트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석유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은 520억원대 예상했던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했다는 평가다.
영업이익은 개선됐지만, 사업 부문별로는 명암이 뚜렷하게 엇갈렸다. 합성고무 부문의 매출액은 386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24%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급락의 영향으로 원료인 부타디엔과 합성고무 가격이 동반 하락한 탓이다.
특히 합성고무(SBR·스타이렌부타디엔 고무)의 경우 1분기 평균 판매가격이 톤당 1215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2%나 급락하면서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재고소진을 위한 역외 물량 유입으로 공급과잉이 심화됐다"면서 "원료가격 약세와 타이어 수요 부진에 따른 가동률 감소 등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하반기 회복세를 맞았던 기타 부문(페놀유도체·에너지 부문)도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3533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관계자는 "페놀유도체 사업은 중국 춘제(春節) 이후 수요가 살아났지만, 회사가 보유한 재고를 소진하는 시기와 맞물려 수익성이 감소했다"면서 "에너지 부문도 정기보수에 따른 가동일수 감소와 전기 판매단가 하락으로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합성수지부문 매출액은 280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16% 감소했음에도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판매량이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원재료인 스타이렌모노머(SM) 가격이 강세를 기록한 덕이다. 이로 인해 합성수지 제품 판가도 덩달아 상승하며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금호석화는 2분기에도 합성고무 사업에서 고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시아지역 내 타이어 재고가 상당해 수요 확대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합성수지 부문은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2분기는 에어컨, 선풍기에 대한 수요가 몰리는 시기여서 계절적 성수기에 해당 한다"면서 "원재료인 유가도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구매심리가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