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상용화 박차…국내 완성차, 어디까지 왔나

입력 : 2015-05-10 오후 12:00:00
정부가 오는 2020년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추진에 박차를 가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의 기술 수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일 대통령 주재 제3차 규제개혁장관 회의를 통해 '자율주행차 상용화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 촉진과 상용화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 2020년 국내에서 부분적인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량을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자율주행차란 운전자 없이 센서와 카메라로 대표되는 장애물 인식장치와 GPS 모듈과 같은 자동 항법 장치를 기반으로 조향, 변속, 가속, 브레이크를 도로환경에 맞춰 스스로 제어해 목적지까지 스스로 주행하는 차량을 말한다.
 
해당기술은 일반용 뿐만 아니라 장애인을 위한 보조수단, 군사용, 화물운송을 비롯해 상업용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돼 향후 자동차 산업을 이끌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토부는 향후 자율주행차의 도로 시험운행 허가 요건을 마련하고 시험운행시 자율주행시스템 장착을 허용하는 등 규제와 제도를 개선, 올해 안으로 레벨3에 해당하는 기술 개발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5년 고속도로 사망률을 50% 감소시키고 교통사고 비용을 5000억원 절감하는 한편 산업 융복합에 따른 부가가치 제고 효과를 거둔다는 방침이다.
 
◇자율주행차 사용화 추진 계획(자료=국토부)
 
현재 해외업체와 국내 완성차 업체들 간 기술격차는 상당한 수준이다. 벤츠와 닛산, 르노, GM 등이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국내 업계는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가 판단하고 있는 유럽과 국내의 기술력 격차는 3년 남짓이다.
 
해외업체들이 돌발 상황에서 수동전환이 가능한 부분 자율주행 수준의 레벨3에 해당하는 기술을 일부 확보하고 있는데 반해, 국내는 업계 1위 현대·기아차 정도가 올해 말 2단계 수준의 고속도로 주행지원시스템을 양산할 계획이다. 레벨2는 조향과 가감속 제어를 통합 보조하는 것으로 자율주행보다는 운전자 보조 기능에 가깝다.
 
또 지난 2013년 미국 5개주에 이어 올해 영국 4개 지역이 시험운행 허가요건을 마련한데 반해 국내는 아직까지 시험운행 허가요건이 없는 것 역시 기술력 향상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국제 자동차 기준과 제네바 교통협약에 따라 자율조향시스템 금지와 운전자 항시조작 의무를 따르고 있다.
 
업계는 뒤쳐진 기술력을 정부의 이번 지원방안을 계기로 만회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기아차는 국내 업체 중 최초로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해외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2020년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 3월말 자율주행 기술의 개발 로드맵을 발표한 현대·기아차는 고속도로 상에서 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한 HDA시스템을 국산차 최초로 양산, 올 하반기 선보일 신차에 탑재할 예정이다.
 
당시 혼잡구간 주행지원 시스템(TJA)의 시연 장면을 외부에 공개하기도 한 현대·기아차는 국내 부품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의 국산화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 연구원이 운전대에서 두손을 놓고 자율주행을 시연하는 모습(사진=현대차)
 
쌍용차(003620) 역시 더디지만 순수 국산 기술 확보를 위한 행보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6월 자동차부품연구원과 자율주행차 공동연구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쌍용차는 자율주행차 시스템의 원천기술 개발과 엔지니어링 역량 강화에 한창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기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센서 관련 기술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산화가 시급했다"며 "이번 정부 사업이 기술 개발에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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