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 서열 2위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지난달 30일 쯤 숙청됐다고 국가정보원이 13일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에서 이같이 보고하며 현영철이 평양 강건군관학교에서 수백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사포로 공개 처형됐다는 첩보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국정원은 처형이 있었다고 단정하지는 않고, ‘첩보’라고만 밝혔다. 북한이 처형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고, 기록영화에서도 그의 모습이 삭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정원은 지난달 24~25일 현영철이 군 훈련일군대회에서 조는 모습이 적발되고,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지시에 대꾸하고 불이행했으며, 김 위원장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부분 등이 ‘불경’ ‘불충’으로 지적돼 반역죄로 처형됐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공포통치’와 핵심 간부들에 대한 불신이 심화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사건이며, 반면 간부들 사이에서는 김 위원장의 지도력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유일영도체제 공고화를 도모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고모이자 2013년 처형된 장성택의 부인인 김경희가 독살됐다는 최근 미국 <CNN> 보도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국정원은 김경희의 신변에는 이상 징후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고했으며, 지난 1월 평양에서 치료를 받았다는 첩보를 입수한 상태라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jhwang741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