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65·구속) 전 STX그룹 회장이 정옥근(62) 전 해군참모총장의 'STX 7억원 뇌물수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정 전 해참총장의 후원금 요청에 압박을 느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엄상필) 심리로 13일 열린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강 전 회장은 "정 전 해참총장이 후원금을 보내라고 직접 요청한 사실이 있는가"란 질문에 "직접 요청받은 사실은 없고 윤연(66·전 해군작전사령관) 사외이사로부터 그런 요청을 듣고 심리적으로 압박을 느낀 건 맞다"고 말했다.
강 전 회장은 "당시 윤 사외이사에게서 정 전 총장이 요트앤컴퍼니로 후원 요청을 독촉한다고 들었다"며 "해군과의 비즈니스 요청을 사실상 거절하기 어렵고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거액을 후원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앞서 정 전 총장은 해군 유도탄 고속함과 차기 호위함 등에 대한 수주 편의 제공 등의 대가로 STX그룹으로부터 아들이 대주주인 회사로 있는 요트앤컴퍼니를 통해 7억7000만원을 수수한 혐의(특경법상 뇌물)로 구속기소됐다. 아들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STX사외이사였던 윤씨와 요트행사 후원금을 전달한 요트앤컴퍼니 공동대표 유모씨도 각각 뇌물공여와 뇌물 방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정 전 총장은 이 외에도 해군 정보함 3차 사업 추진과 관련해 2008년 국방부 국방정보본부 전투발전보안부장이던 이모(61)씨로부터 독일 A사의 부품 납품에 대한 청탁을 받고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뇌물)로 추가 기소됐다.
수천억원대의 횡령·배임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된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이 지난해 4월15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