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조 외환은행장은 14일 오전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조가 원하는 안을 제시하면 반영하겠다’고 했는데 아직 답이 없다”고 밝혔다. 사진/외환은행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14일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관련 노사대화 파행에 대해 "노조의 요구대로 2.17합의문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노조에서는 폐기하라고 반송했다. '노조가 원하는 안을 제시하면 반영하겠다'고 했는데 아직 답이 없다"고 밝혔다.
김 행장은 이날 오전 을지로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어 김 행장은 "2.17합의문에 은행과 임직원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수정안을 제시했다"며 "근로조건의 구체적인 안을 포함한 통합은행 브랜드, 고용안정, 인사운용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행장은 "임직원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수집·이용했다"는 노조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최근 느닷없이 외환은행이 임직원의 개인정보 동의서를 받아 노조를 압박한다는 언론 보도를 봤다"며 "이와 관련해 금융노조에서 규탄 대회도 한다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의 '개인정보 수입이용제공 동의서'에서 문제가 된 항목은 ▲건강정보 ▲CCTV정보 ▲노조 가입 정보 ▲가족사항·결혼여부 ▲상벌 및 평정을 위한 사생활 정보 ▲병력, 장애여부, 질병 및 상해정보 등이다.
외환은행 노조를 비롯한 금융노조 등에서는 외환은행이 소속 임직원들의 신용 및 개인정보를 수집·이용하며 자기결정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외환은행은 외환은행은 지난 2011년 9월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에 따라 임직원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 동의서’를 신설해 동의를 받았으며, 이는 다른 은행들의 개인정보 동의서와 다를 게 없다고 주장했다.
김 행장은 "오랫동안 사용한 양식을 두고 왜 갑자기 인권침해라 하는지 모르겠다"며 "곧 법원의 가처분 이의신청 심문기일인데 하필 어제 보도자료 뿌리고 성명서를 뿌리고 규탄대회를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오는 15일이 하나·외환은행 통합절차 이의신청 2차 심리기일이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구태언 변호사(개인정보보호 전문)는 "CCTV정보는 전자금융감독규정 등에 따라 고객정보를 포함한 은행의 내부정보보호, 도난방지 및 설비보호가 목적"이며 "노조가입 정보는 노동조합비 일괄공제 목적임을 고지했고, 이는 오히려 노조활동을 보장해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