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시민들의 부채 부담이 늘고 행복도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불안감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가 18일 발표한 ‘2014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감소하던 가구부채비율이 지난해 다시 늘어났다. 2011년 52.6%에서 2012년 50.9%, 2013년 47.9%까지 내려갔다가 지난해에는 48.2%로 높아졌다.
원인은 주택 관련 부채 증가 때문이다. 가구부채 중 64.4%가 주택 임차·구입 용도였다. 전년 56%보다 8.4%포인트나 상승했다.
'하락세' 주택부채 지난해 '반등'
주택 관련 부채 비율은 지난 2011년 66.1%를 기록한 후 2012년 57.3%, 2013년 56%로 하락 세를 보이다가 반등했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주택 관련 부채 부담이 컸다. 연령별로는 30대가 77.9%로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가 63.2%, 50대가 57.9% 순이었다. 60대 이상은 49.6%였다.
30대의 주택 관련 부채는 늘었지만 주택 구입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30대의 84%는 전·월세로 살고 있었다. 반면 50대 이상은 61%가 자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었다.
‘5년 이내 이사계획이 있는 가구’는 24.2%였다. 2007년 41.5%보다 17.3%포인트나 낮아졌다. 서울시는 “서울시민들이 현재 사는 곳에서 계속 사는 경향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사를 계획할 때 고려하는 요소로는 ‘경제적 여건’이 60.4%(중복응답 가능)이 가장 컸다. ‘거주 안정성·주변 치안’은 2011년 17.5%에서 지난해 26.6%로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생활 환경’이라는 응답도 2012년 21.1%에서 지난해 25.4%까지 올랐다.
서울시민들의 행복과 미래 희망은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행복점수는 72점으로 2013년 72.2점보다 다소 감소했다.
"행복 결정 요소는 소득"
행복을 결정짓는 요소로는 소득을 가장 많이 꼽았다. 500만원 이상 소득자의 행복지수가 74.9점으로 가장 높았고 100만원 미만 소득자는 60.3점으로 가장 낮았다.
연령별로는 청년층이 더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20대·30대가 각각 74.3점·74.5점·74.7점이었다. 반면 60세 이상은 67점으로 가장 낮았다.
반면 스트레스 지수는 나이가 많을 수록 적게 느꼈다. 60대 이상이 53.4%로 가장 낮았고 10대는 68.3% 가장 높았다.
계층 이동 가능성은 서울시민 30.2%가 높다고 응답했다. 2011년 33%, 2012년 33.5%, 2013년 35.3%로 높아지다가 급락했다.
변미리 서울연구원 박사는 "계층이동 가능성 전망이 낮아진 것은 희망이 약해졌다는 뜻"이라며 "이를 살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동체 유지 시그널 약해져
노인과 저소득층에 대한 반감도 지난해보다 커졌다. '노인복지 확대를 위한 세금부담'에 대한 동의 정도는 5.06점으로 전년 5.42점보다 떨어졌다. '가난이 사회제도에 책임이 있다'는 의견에 대한 동의 정도도 5.22점으로 전년 5.44점보다 떨어졌다. 박 박사는 "공동체 유지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이 약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자연재해와 건축물 사고에 대한 불안감도 크게 높아졌다. 도시 위험도는 2010년 4.7점에서 2013년 4.35점까지 내려갔다가 2014년 5.09점으로 급등했다.
자연재해에 대한 위험 인식은 3.28점에서 4.54점, 건축물 사고에 대한 불안함은 3.76점에서 4.77점으로 각각 올라갔다. 서울시는 세월호 참사 등의 영향으로 도시위험도 인식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서울의 평균 가구 모습은 49세 전문대졸 학력 남자가 가장(가구주)이며, 평균 가구원수 2.65명, 가구 월평균 소득은 ‘300~400만원’이다.
가구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가구는 6%, ‘100~200만원 미만’은 11.3%다. ‘700만원 이상’ 소득 가구는 5.2%, ‘600~700만원 미만’ 가구는 5.7%였다.
김현우 기자 Dreamofan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