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어닝 시즌이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대미를 장식할 소매업체들의 실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5월8일을 기준으로 S&P500기업들 가운데 447개 기업이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현재까지 순익 증가율은 0.1%를 기록했다.
이는 마이너스(-) 1%를 기록했던 2012년 3분기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지난 3월 전문가 예상치가 -4.7%였던 것을 고려했을 때 예상만큼 실적이 나쁘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달러 강세로 이번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낮았지만 예상 외로 선방한 기업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19일(현지시간)에는 소매업체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월마트와 함께 홈디포, TJ맥스 등이 실적을 공개하고 20일에는 타깃, 스테이플스, 21일에는 베스트바이 등 주요 소매업체들이 줄줄이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소비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2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의 핵심으로 꼽히는 만큼 실적 시즌이 어떻게 마무리 될 것인지 전문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초까지만 해도 유가 하락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지갑이 좀 더 두툼해져 소비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이러한 기대감은 많이 약해진 상태다.
4월 미국의 소매판매가 전문가 예상을 하회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소매판매 업종을 대표하는 메이시스 역시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하며 어닝쇼크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미국 백화점 체인 JC페니 역시 부진한 실적과 함께 지난 몇 주 동안 매출이 꾸준히 감소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팩트셋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31일까지는 미국의 소매주들의 순익이 5.8% 증가했을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현재까지 소매업체들의 순익은 5.3%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역시 예상치였던 2.4%에 못 미치는 0.8% 증가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번주에 줄줄이 쏟아질 실적에 대해서도 기대보다는 우려감이 더 크고 최악의 소식에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폴 놀테 킹스뷰에셋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소매업체들의 실적은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전반적으로 분위기는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에릭 위간드 US뱅크웰스매니지먼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금까지 낮은 유가가 소비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라며 “실적 전망이 어둡다"고 덧붙였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