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모처럼의 호실적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저금리 효과를 톡톡히 본 덕분이다.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증권가에서는 실적 개선 분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 당기 순이익은 976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86.5% 급증했다. 이는 지난 2009년 1분기 이래 분기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특히, 채권 관련 이익이 2조344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무려 40%(5807억원) 가량 급증했고, 수탁 수수료 수익은 16.2%(1398억원) 증가한 1조37억원으로 집계됐다. 초저금리 기조에 시중 금리가 낮아진 가운데, 증권사들의 보유 채권 평가 이익이 급증한데다 주식거래대금까지 증가한 것.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수 년 전부터 '금리 하락=증권업 수혜'라는 공식이 생겼는데 이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및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급증에 따른 보유 채권 규모가 크게 확대된 것에 기인한다"며 "이 규모는 대형사 기준 15조~18조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개 분기 만에 3배 가까이 급상승했다. 증권 회사들의 ROE는 작년 4분기 0.8%에서 올해 1분기 2.3%로 높아졌다. 또 전체 증권사(58개사) 중 흑자를 기록한 회사는 50개사로 전기 대비 9개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이 1분기에 호실적을 달성했다. 사진/뉴시스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 전망 역시 장밋빛이다. 1%대 저금리 시대의 장기화가 예상됨에 따라 투자 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IBK투자증권은 기준금리가 연내 1.5%까지 추가로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 기관수가 3곳 이상인 증권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171.84% 급증한 4947억원이다. 순이익은 4042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175.47%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증권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달 초의 4182억원에서 최근 4947억원으로 높아졌다. 순이익 전망치도 3449억원에서 4042억원으로 상향조정됐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 일평균거래대금은 전 분기 대비 25% 늘어난 10조원이 전망된다"며 "수탁수수료 수익 증가세도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윤경 기자 ykch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