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치 3.5%에서 0.5%포인트나 낮은 수준이다. 특히 KDI는 정부의 구조개혁 정책이 실패하고 통화 및 재정정책이 뒷받침되지 못할 경우 성장률이 2%대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KDI는 20일 '2015년 상반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펴내고 "우리 경제는 내수가 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하게 회복하겠으나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올해 3.0%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KDI는 지난해 5월 발표한 '2014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3.8%로 예상했으나 지난해 말 3.5%로 낮췄고, 이번에 또다시 하향조정했다.
조동철 KDI 수석 이코노미스트(왼쪽)와 김성태 KDI 연구위원(오른쪽)이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 뉴시스
KDI는 수출 부진을 하향조정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수출 부진의 이유에 대해서는 중국 등 신흥국의 성장세 둔화 및 경상수지 흑자와 원화가치 강세 등 구조적 요인에 따른 우리 기업의 대외 경쟁력 악화를 꼽았다.
특히 KDI는 하방위험도 상당해 경제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경고했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3.0%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구조개혁이 제대로 작동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우리 경제의 회복 가능성보다 둔화 위험이 더 큰 것이 사실이고, 구조개혁 정책이 원활하게 추진되지 않으면 2%대 후반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소비자물가 역시 저유가 기조가 유지되고 기대 인플레이션이 점차 하락하는 가운데,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 0.5%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구조개혁과 함께 적극적인 통화·재정정책을 주문했다. 세입여건이 호의적이지 않은 가운데 경기 부양과 재정 건전성을 동시에 달성하려면 과감한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구조개혁을 촉진하고 배분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통화정책의 경우 물가 상승세가 앞으로 상당기간 목표 범위를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하방압력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동철 KDI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재정당국은 재정, 통화 당국은 통화,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 등 각자 해야 할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서로 (책임을 지라며) 화살을 돌리는 일이 줄어들고 우리 경제의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KDI는 내년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는 올해보다 0.1%포인트 높은 3.1%로 제시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