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단지 기공식이 열린 경기도 평택시 고덕국제화계획지구. 사진/뉴시스
반도체가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이 지속되면서 기업 투자가 활발해지자 반도체 공장이 위치한 지역으로 경제적 파급효과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단일 품목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수출 규모 600억달러를 달성했다. 200억달러를 넘어선 지난 2010년보다 수출액이 3배로 늘면서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반도체 기업들은 투자를 늘리며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최근 최대 수혜를 입은 지역은 경기도 평택이다.
삼성전자(005930)는 지난 7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고덕 국제화계획지구 산업단지에서 반도체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공장 부지는 축구장 400개를 합쳐 놓은 크기로 역대 최대 규모다. 현재는 허허벌판인 부지가 반도체 라인이 완공되는 2017년에는 공장 주위로 상권이 조성되면서 180도 달라질 것이란 기대다.
평택시 인근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반도체 공장 건설 호재로 현재 일대 부동산값이 전반적으로 오르고 있다"며 "KTX역 개통 효과와 맞물리면서 상권활성화가 빠르게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평택시에 따르면 고덕국제화지구 5만4499가구를 비롯해 소사벌 지구 1만6395가구, 민간시행 도시개발사업 17개 지구 1만6122가구, 용죽지구 4896가구, 신흥지구 1388가구, 세교지구 3448가구, 동삭2지구 6390가구 등의 수용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15조6000억원을 선투자하는 평택 반도체 라인이 완공되면 총 26조원의 생산유발효과(경제효과)와 15만명 이상의 고용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SK하이닉스(000660)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공장이 위치한 경기도 이천과 충청북도 청주의 효자 역할을 다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이천시와 청주시에 각각 541억원, 381억원의 지방소득세를 냈다. SK하이닉스로부터 지방세를 받은 것은 이천의 경우 지난 1995년 이후 20년 만이며, 청주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업 등 법인은 지방세법에 따라 전년도 총소득의 1~2.2%를 사업장 소재지 지방자치단체에 지방소득세로 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적자를 기록하면서 지방세를 납부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5조1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사업장이 위치한 지자체에게도 혜택이 돌아가게 된 것이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등 모든 부문에서 2013년 대비 각각 21%, 51%, 46% 증가를 기록하며 2년 연속 사상 최대 연간 경영 실적을 갈아치웠다. 올해 전망 역시 밝아 신기록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에 거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산자부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수출은 600억달러를 달성한 지난해보다 4.4% 늘어난 642억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천시 관계자는 "예상보다 많은 법인세분 지방소득세가 들어오면서 여러 지역 사업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며 "기업 경영 활성화로 인한 세수 증가에 힘입어 개발과 재투자 등 선순환 효과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