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IT기술, 세계 빈곤 문제도 해결한다

데이터분석·웹센서 네트웍, 농가에 천군만마

입력 : 2015-05-25 오전 10:00:00
드론(무인기)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경작지의 상태를 점검한다. 트랙터에는 센서가 달려 있어 얼마 전에 심은 콩이 뿌리를 내렸는지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소출이 얼마나 될지도 미리 예측할 수 있어 생산량이 감소해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데이터 분석과 웹센서 네트워크, 드론 기술은 농민들에게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하는 분야였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최첨단 기술을 잘만 이용하면 소출량을 늘릴 수 있는 데다 어느 지역이 빈곤에 처했는지도 한눈에 알 수 있게 됐다. 인터넷도 발달해 제3세계 주민들의 필요를 더 효과적으로 파악하는 일도 가능해졌다. 선진 기술이 식량 부족과 빈곤 문제의 해결책으로 급부상했다.
 
◇캘리포니아 프레즈노 경작지대 (사진=로이터)
 
파이낸셜타임즈(FT)는 전 세계적으로 굶어 죽는 이들이 많아지고 경작할 수 있는 땅도 줄었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아직까지 보편화 되지는 않았지만, 농업에 과학이 접목되면서 정교한 생산이 가능해진 것. 실제로 콤바인이나 트랙터 같은 농업기계에 무선 센서를 달아놓으면, 농부는 토양의 상태와 작물의 발육 정도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다. 진단 결과, 토양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비료 조합을 바꾸거나 물주는 주기를 재조정하는 식으로 대처하면 된다.
 
드론을 띄우면 5000에이커의 경작지를 몇 분 안에 돌아볼 수 있다. 경작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순식간에 파악된다. 농작물 상태를 점검하느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수고를 들일 필요가 없어졌다. 햇볕에 그을린 농부의 얼굴을 보는 것도 얼마 남지 않은 듯 하다.
 
모바일 기술은 지원이 필요한 곳이 어디인지를 파악하는 데 쓰인다. 개발도상국 곳곳에 휴대폰이 보급된 것을 계기로 식량을 배분하는 일에 소셜네트워킹 기술이 동원된 것이다. 구호단체들은 이제 개발 도상국 국민이 전송하는 텍스트 메시지와 로보콜(robocall) 분석 결과를 참고하고 식량 지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이제까지는 현장에 방문한 뒤 지원 여부를 판단해 시간과 비용이 발생해 왔다. 식량 지원 사업에 휴대폰이 이용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지원도 생겨났다. 식량 대신 쿠폰이나 현금을 전송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지원을 받는 자가 알아서 자신의 필요를 채울 수 있다.
 
최첨단 기술을 이용한 농사가 활성화될 조짐을 보이자, 이런 일만 전문으로 하는 업체가 등장했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온팜(OnFarm)은 최근 다양한 농업 관련 데이터를 다루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온팜은 농가들이 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서리나 강풍과 같은 자연재해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온팜은 컨설팅 그룹과 농장주를 연결해주는 업무도 병행하고 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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