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제언기자] 7일 코스피지수가 1400포인트 고지를 점령하며, 외국인의 역할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한 달간 5조원 넘게 주식을 사들여 국내증시 상승에 큰 힘을 보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에만 총 4조2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월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이달 들어서만 총 3거래일 동안 9400억원을 순매수했고, 지난달 초부터 25거래일 동안 순매도는 5일밖에 없어 꾸준히 국내 주식을 사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추가 순매수에 종지부를 찍고, 차익실현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외국인의 순매수가 당분간은 이어져 국내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보고 있다.
그 근거로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주식 보유비중은 매우 낮은 것을 꼽았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가 크게 상승하면서 시가총액 규모도 커져 외국인이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보유 비중은 28% 내외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 44%에 육박했던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코스피 시가총액을 달러화로 환산해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규모를 살펴봐도 2007년 10월 최대치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절반도 안된다"며 "이는 그만큼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매수할 여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외국인의 주식보유 비중은 전체 시가총액 대비 0.5% 수준"이라며 "많을 때는 3%까지 보유하기도해, 아직까지 외국인이 많은 주식을 샀다고 논하기 힘들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환율도 1300원대 밑으로 떨어져 외국인에게 국내 시장은 매력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송경근 동부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상수지가 흑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자본수지의 경우 작년과는 달리 올해는 큰 폭의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경우 환차익까지 추구할 수 있어 매수세는 좀 더 지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송 연구원은 또 "국내 외환시장이 단기적인 변동성은 높아도 중장기적으로는 펀더멘탈을 반영하고 있으며, 향후 환율의 하향 안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외국인의 적극적인 순매수에 동참하는 것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투자자도 개인이나 기관과 같은 하나의 투자자일 뿐이다"라며 "외국인을 너무 맹신하거나 배척하는 투자심리는 경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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