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인터내셔널(047050)이 또 매각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1년 전 상황이 그대로 재연된 듯하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시장의 불안감은 높아졌고, 이는 여지없이 주가 하락으로 나타났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최근 포스코그룹 계열사 중에서도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매각설이 반복되면서 주가는 오히려 하락세를 타는 모습이다.
지난 4월30일(종가기준 3만1400원)부터 5월29일(2만6650원)까지 한 달 동안 대우인터의 주가는 15%가량 하락했다. 모그룹인 포스코가 대우인터 자원개발사업 구조조정 일환으로 미얀마 가스전 매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지면서부터다. 최근 포스코플랜텍의 부실 사태와 관련해 권오준 회장이 그룹의 재무구조개선 작업이 더욱 고삐를 죌 것이라는 소문도 영향을 끼쳤다.
(자료=이토마토 홈페이지)
매각설로 몸살을 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에도 매각설이 확산되면서 40여일 사이에 주가가 15%나 하락했다. 2013년에도 대우인터의 미얀마 가스전 사업을 떼어내 포스코에너지에 이관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한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전병일 대우인터 사장은 최근 사내게시판에 “미얀마 가스전 매각은 명분도 부족하고 재무적 실리도 없으며 실현 가능성도 없다”는 내용의 매각 반대 의사를 밝혔다. 또 권오준 회장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 미얀마 가스전 매각의 부당함과 동요하고 있는 사내 분위기 등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포스코와 대우인터 간 갈등이 점차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앞서 매각설에 대한 양사의 입장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26일 대우인터는 조회공시요구에 대한 답변을 통해 “검토결과 그룹차원의 실익, 절차적 실현가능성, 구조조정의 방향 등이 맞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답한 반면 포스코는 “다양한 재무구조 개선방안을 검토 중이며, 매각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답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얀마 가스전은 대우그룹 해체과정에서도 꾸준히 진행했던 사업으로 대우인터의 애착이 상당할 것”이라며 “앞서 포스코가 대우그룹의 모태인 부산 섬유공장을 매각하면서 대우인터 측과 갈등을 빚은 점을 감안하면 대우인터의 반발도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고 말했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대우인터내셔널 신사옥 '동북아무역센터' 전경.(사진=대우인터내셔널)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