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인플루엔자인 '인플루엔자A(H1N1)'의 영향으로 급락했던 돼지고기 값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9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27만7천 원까지 폭락했던 돼지고기 한 마리(110㎏)의 농가 수취가격(산지가격)은 8일 35만9천 원까지 올랐다.
신종 플루 사태가 국내에 알려지기 직전인 지난달 24일의 가격(37만1천원)을 거의 회복했다. 6일 새 25.3%나 값이 폭락하던 사태가 진정된 것이다.
판매량도 회복세다.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창동.전주 등 3개 점의 1일 돼지고기 매출액은 지난달 30일 3천만 원까지 떨어졌다가 8일 4천300만 원으로 늘었다.
이들 3개 매장의 돼지고기 매출액은 신종 플루 사태 후 6일 만에 절반 이상(-56.5%) 급감했었다.
가격.소비의 급락세에 제동이 걸린 것은 종전의 '돼지 인플루엔자'란 전염병의 명칭이 신종 플루로 바뀐 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와 양돈업계가 나서 돼지고기 소비 촉진과 안전성에 대한 캠페인을 벌인 것도 한몫했지만 질병 이름이 바뀌자 돼지고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업계의 얘기를 들어보면 명칭 변경이 가격이나 소비 회복에 결정적이었다"며 "TV에서 돼지가 더 이상 보이지 않으니까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양돈협회 관계자도 "새 질환의 이름에서 '돼지'가 없어진 데다 계절적으로 수요가 많은 시기여서 가격이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또다시 '금(金)겹살' 시대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삼겹살 가격이 치솟으면서 '너무 비싸 삼겹살도 못 먹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신종 플루 발생 전 돼지고기 지육(뼈에 살코기가 붙은 형태의 고기) ㎏당 값이 4천905원이었는데 앞으로 5천500원 선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며 "돼지고기 성수기인 데다 소비 동향을 보면 그렇게 되리란 관측도 업계에서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