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과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 29일 투자 및 공동경영을 발표했다. 대웅제약은 1046억원을 투자해 한올바이오파마의 지분 30.2%(1550만여주)를 확보해 1대 주주로 올라선다.
양사는 파이프라인, R&D, 마케팅 등을 공유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항궤양제 시장에서 즉각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견된다.
양사는 '알비스(사진)'라는 대형 항궤양제를 두고 지난해부터 뜨거운 신경전을 벌여왔다. 대웅제약이 개발한 알비스는 600억원대 규모로 역류성 식도염, 위궤양 등 치료에 가장 널리 처방되는 약물이다.
(사진제공=대웅제약)
대형약물임에도 지난 1월 뒤늦게 복제약들이 출시됐다. 세가지 성분의 복합제로 구성돼서 복제약 개발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개발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제약사가 수두룩할 정도다.
하지만 연구력과 기술력을 보유한 한올바이오파마가 지난해 알비스 복제약 개발에 성공했다. 비슷한 시기에 파비스제약도 제품화에 성공했다. 더욱이 파비스제약은 10개사, 한올바이오파마는 4개사와 각각 위수탁 계약을 체결하자 대웅제약에 비상이 걸렸다. 알비스는 대웅제약 전체 매출에 9%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제품이다.
파비스제약은 중소제약사들이 파트너인 반면 한올바이오파마는 유한양행, 녹십자, 환인제약, 안국약품 등 항궤양제 강자들과 계약을 체결해 대웅제약에겐 주요 견제 대상이었다.
문제는 한올바이오파마가 원료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었다는 점이다. 3개 성분 중 일부 원료처가 대웅제약과 겹친 것이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일부만 일시 공급받았다. 대체할 원료를 찾기 시작했지만 난항이었다.
하지만 한올바이오파마가 대웅제약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원료공급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대웅제약의 영업력에 힘입어 매출 확대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강력한 우군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위수탁 수수료도 챙기게 된다. 시너지 효과로 항궤양제 시장에서 양사의 입지가 확대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올바이오파마와의 관계가 경쟁자에서 동업자로 뒤바뀌어 항궤양제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지켜보고 있다"며 "대웅제약이 어떤 식으로든 지원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대 효과는 항궤양제뿐만이 아니다. 만성질환 시장도 양사의 협업을 주시하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고혈압과 고지혈증 복합제를 오는 4분기에 발매할 예정인데, 동일 계열 제품을 대웅제약이 이미 판매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관련 제품을 2개 보유하게 된 셈이다. 대웅제약이 라인강화에 매달리고 있는 고혈압 복합제도 한올바이오파마가 다수 보유하고 있어 관련 업계가 긴장하는 분위기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