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실질 국민소득 증가세가 국제유가 하락 등에 힘입어 5년 9개월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소비여력을 보여주는 국민소득 지표가 개선돼 민간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반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속보치와 같은 0.8%로 나타나 저성장세를 유지했다.
김영태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브리핑룸에서 2015년 1/4분기 국민소득(잠정)을 발표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분기보다 4.2% 증가했다. 이는 2009년 2분기 5.0% 이후 5년 3분기내에 가장 큰 오름폭이다.
전분기 대비 실질 GNI는 지난해 1·2분기 1.0%를 유지하고 3분기에 0.2%로 떨어졌다. 그러나 4분기에 1.6%로 올라선 후 올 1분기에도 상승폭을 높였다.
GNI는 한 나라의 국민이 일정기간 동안 벌어들인 임금과 이자, 배당 등의 소득을 모두 합친 것이다.
김영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실질 국민소득 성장률은 저유가 등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되고 이자·배당소득 증가로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늘어나면서 크게 상승했다"며 "소비여력을 보여주는 국민소득 지표가 개선돼 민간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4월 발표한 속보치와 같은 0.8%로 나타나 4분기째 0%대 저성장 국면을 이어갔다.
건설투자 증가와 전분기(0.3%)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성장률이 소폭 반등했지만 소비와 수출이 미진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 경기 회복에 주거용 건물건설이 늘면서 건설업이 전분기보다 2.0% 성장했다.
서비스업은 금융 및 보험, 부동산 및 임대업,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의 호조세로 0.9% 늘었다. 제조업도 반도체와 석유제품 증가 영향으로 0.4%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와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전기대비 0.1% 증가했고, 수입은 원유,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0.6% 늘어났다.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2%로 지난해 3분기(-0.6%), 4분기(-0.1%)에 이어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환율이나 유가의 영향이 큰 수출입물가까지 모든 재화와 서비스 물가를 포괄하는 종합적인 물가지수 GDP디플레이터는 작년 동기대비 1.8% 상승해 2012년 1분기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1분기 총 저축률은 36.5%로 전분기보다 1.8%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1998년 3분기 37.2% 이후 16년내 최고치다.
김영태 부장은 "저축률이 높아졌다는 것은 기업과 가계가 소비와 투자를 조율할 수 있어 우리 경제의 건전성이나 안정성이 개선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시차를 두고 소비와 투자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