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이벤트가 줄줄이 이어짐에 따라 국내 증시의 변동성 장세도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실적과 수급을 동시에 겸비한 종목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주부터 금융통화위원회, 모건스탠리캐파탈인터내셔널(MSCI) 지수 재편, 선물옵션만기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OMC) 회의, 가격제한폭 확대 시행 등 주식시장 변동성을 자극할만한 주요 대내외 이벤트들이 다수 대기하고 있다.
여기에 메르스 공포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증시는 연일 불안한 장세를 연출 중이다. 실제로 코스피 지수는 이달 들어 2% 이상의 낙폭을 보였고, 코스닥 지수는 1%대의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준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A지수의 MSCI 신흥국지수 편입 이슈는 향후 수급적인 면에서 코스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여기에 이번주 선물옵션만기일과 금통위가 예정돼 있어 수급적, 심리적 교란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자칫 수급적 심리적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15일로 예정된 가격제한폭 확대를 앞두고 그 영향력이 더 크게 반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6월 셋째 주까지는 시장 대응에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불안한 흐름 속에서도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선호도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외국인 수급이 뒷받침되는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염동찬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긴 하지만, 아직은 한국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하는 시기"라며 "높은 밸류에이션의 선진국과 낮은 성장성의 이머징 국가들 사이에서 대안이 될 수 있는 한국 시장으로 외국인 매수는 유입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20일 이후 지난 8일까지 코스피가 메르스 여파로 전반적인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외국인은 단 이틀을 제외하고는 줄곧 순매수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하드웨어, 화학, 소프트웨어 등 4개 업종에서 2000억원 이상 규모의 순매수가 나타났다.
이 중 반도체와 화학은 수급뿐만 아니라 실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업종으로 꼽힌다. 이들 업종은 모두 6월 첫째주 기준으로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변화율이 플러스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준형 연구원은 "향후 예상되는 국내 기업들의 견조한 영업이익과 배당확대 가능성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도 외국인 수급은 우호적일 것"이라며 "특히, 반도체와 화학은 외국인 수급과 실적 개선세를 동시에 겸비하고 있어 포트폴리오 편입 과정에서 최우선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윤경 기자 ykch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