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심각한 가뭄에 시달리면서 식량생산량이 대폭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일부는 지난 9일 ‘북한 가뭄 피해 평가 및 식량생산 전망’ 자료를 통해 북한의 강수량 부족이 7월 초까지 지속될 경우 식량생산량이 작년보다 15~20%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일부는 본격 모내기철이었던 지난 5월 북한 지역의 강수량이 평년(1981~2010년 평균) 대비 56.7%에 불과했고, 특히 곡창지대인 황해도와 평안도의 경우 5월 강수량이 평년 대비 각각 46.9%, 61% 수준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황해도·평안도 지역의 5월 강우량은 100㎜ 미만이어서 모내기가 지연됐고, 향후 생육 장애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용수 부족뿐만 아니라 강풍 피해도 발생해 일부 지역에서는 재파종이 필요한 상황이다.
‘100년 만에 가장 심한 가뭄’이 들었다는 지난해 북한의 식량생산량은 총 480만톤으로 전년 대비 1만톤 감소에 그쳤다. 기존에 저장해 놓은 용수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용수가 고갈되고 비료 부족까지 겹치면서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최대 20%가 감소하는 최악의 경우 식량생산량은 384만톤으로 떨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비상이 걸린 북한 당국은 세계 각국의 모범사례를 소개하며 가뭄 극복을 독려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11일 쿠바의 ‘물 절약 투쟁’과 물 소비량 통제 노력, 스리랑카의 우물 건설 등의 사례를 소개하며 자신들에게 합당한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의 경우 농업에 ‘물기흡수제’를 도입해 물을 절약한 결과 소출을 20~70%나 높였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각국이 새로운 물 보존방법 도입, 물 원천 발굴 사업, ‘가물견딜성’ 강한 품종 심기 등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