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세인트루이스, 휴스턴 해킹 혐의..FBI 수사

입력 : 2015-06-17 오후 1:11:10
◇제프 러노우(Jeff Luhnow) 휴스턴 애스트로스 단장. (사진=로이터통신)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구단을 전격 수사 중이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
 
미국 매체 뉴욕타임즈는 17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프런트가 휴스턴 아스트로의 내부 전산망을 해킹해 라이벌 구단의 정보를 빼낸 혐의로 FBI와 미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인트루이스 프런트는 해킹으로 휴스턴의 트레이드 논의와 스카우팅 리포트, 선수 품행 평가서, 선수 스탯 등의 정보를 빼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사 대상자에 대한 상세 정보나 구단 내 고위 관계자 관여 여부 등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FBI는 이 일이 제프 러노우에 대한 한 프런트 직원 복수심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제프 러노우는 2011년 세인트루이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유명한 조력자다. 2011년까지 세인트루이스에 소속돼 선수 육성과 스카우트를 주로 맡았고, 세이버메트릭스를 토대로 팀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담은 전산망인 '레드버드'를 만들었다.
 
이런 업적의 러노우가 휴스턴으로 옮겨가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그는 세인트루이스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 몇몇을 휴스턴에 데려갔고, 휴스턴에서 레드버드와 유사한 '그라운드 컨트롤'이라는 전산망을 만들었다.
 
팀은 반등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도 선두(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7일 기준 37승28패) 자리를 유지 중이다.
 
세인트루이스 프런트인 용의자는 이 과정에서 자신들의 정보가 유출될 것을 우려해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러노우와 타 직원들이 자주 쓰던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휴스턴 전산망에 접근한 것이다.
 
지난 2013년부터 몰래 이뤄진 해킹은 결국 작년 수면 위로 올랐다. 세인트루이스가 물밑에서 진행 중이던 선수 트레이드 관련 정보가 익명으로 온라인에 오르며 많은 논란이 일었고, 휴스턴 구단과 MLB 사무국이 FBI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한 것이다.
 
수사 결과 세인트루이스 프런트 직원의 개인 컴퓨터가 해킹에 이용됐던 것으로 밝혀졌고 수사는 급격히 확대됐다.
 
세인트루이스는 "지금 수사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진행되는 조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세인트루이스는 아직 사건 주도자에게 어떤 징계도 내리지 않았다. 수사 종결 후 관련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MLB 사무국은 대변인을 통해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연방정부의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전했다.
 
앞으로의 수사는 FBI의 휴스턴 지부에서 담당한다. 이미 세인트루이스와 MLB의 몇몇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소환조사가 진행 중이다.
 
한편 세인트루이스는 그동안 11차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며 뉴욕 양키스에 이어 가장 많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명문 구단이다. 이번 시즌에는 42승21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선두 자리에 있다.
 
휴스턴은 현재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팀이다. 그러나 지난 2012년까지는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소속으로 세인트루이스와 경쟁했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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