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삼성물산 가처분 첫 심문 앞두고 장외 공세

"삼성 지배구조개편 지지하지만 합병은 불공정"

입력 : 2015-06-18 오후 1:49:16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오는 19일 삼성물산 주주총회 결의 금지 가처분 소송의 첫 심문을 앞두고 장외 공세에 나섰다.
 
18일 엘리엇은 보도자료를 통해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합병안이 불공정하고 불법적이며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심각하게 불공정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엘리엇은 "진행 과정에 수반되는 계획이나 절차가 모든 기업 지배 구조 기준을 반드시 준수해 이뤄져야 하고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도 제대로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엘리엇은 이날 인터넷 사이트(www.fairdealforsct.com)를 개설했다. 사이트에는 27페이지에 달하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불공정 의혹에 대한 분석자료를 게재했다.
 
엘리엇은 지난 4년간 국내 건설업계에서 가장 견조한 실적을 보였던 삼성물산이 올 들어 동종업계에서 홀로 주가가 내린 점에 의혹을 제기했다. 제일모직 상장 발표 직후 삼성물산 주가가 급락한 배경엔 의도적인 경영진이 숨어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제일모직 상장 이후 대형 건설주가 평균 26.1% 상승하는 동안 삼성물산은 오히려 11.8% 하락했다는 것이다.
 
엘리엇은 "제일모직 상장 이후 삼성물산 주가는 심각한 저조 양상을 보였다"며 "시장이 제일모직과의 불공정한 합병 가능성을 우려했다는 점이 주가를 억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엘리엇은 제일모직이 고평가됐다고 진단했다. 더불어 이번 합병으로 인해 신규 순환출자 고리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평가도 내놨다. 무엇보다 양사의 합병 시너지 효과에도 의문이 든다는 전언이다.
 
엘리엇은 "합병안에서 어떤 실질적인 이익이나 가시적인 시너지 효과도 찾아볼 수 없다"며 "경영진은 사업 다각화로 이익을 볼 수 있다고 하지만 사실 우리는 테마파크, 건설, 패션, 생명보험사 지분 보유 등의 결합이라는 제일모직의 포트폴리오에 서 상업적 논리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엘리엇의 이번 공세는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처분 신청 사건의 법원 심문과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법원 심문에 앞서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작업인 것이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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